서울의 한 빌라촌. (출처: 연합뉴스)
서울의 한 빌라촌. (출처: 연합뉴스)
 

다세대·연립 매매량, 4개월째 아파트 추월

“천정부지 아파트값으로 실수요 이동한것”

“오세훈 효과로 노후빌라에 투자 몰린것”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일명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아파트의 거래량을 연속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치솟은 아파트값으로 인한 실수요 감소와 강북 등 지역의 재개발 투자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의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은 3481건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 거래량인 1665건보다 109.0%(1816건)나 많은 수치다. 아직 신고 기간이 4주가량 남아있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량이 아파트를 뛰어넘었다는 추세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아파트의 거래량은 다세대·연립주택보다 월간 기준으로 적게는 2배 많게는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난다.

하지만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은 지난해 9월과 10월에도 아파트의 거래량을 각각 32.4%(1225건), 6.5%(283건)으로 앞서기도 하면서 ‘아파트가 다세대·연립주택보다 잘 나간다’는 기존의 관념에 물음표를 던져왔다.

이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다세대·연립주택과 아파트의 거래량을 비교하면 1.6%(95건)→14.8%(569)→35.8%(1336)→109.1%(1816)로 다세대·연립주택의 거래량이 많았다.

2021년 다세대연립주택 & 아파트 거래량.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2021년 다세대연립주택 & 아파트 거래량. (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또 지난 1월부터 현재까지 서울지역 다세대·연립주택 중에 거래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강서구가 1723건, 은평구가 1670건, 도봉구가 1586건, 강북구가 1402건, 양천구가 1102건 등 순으로 나타났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2가지 이유를 꼽았다. 우선은 수년 전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은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린 것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인한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지목됐다.

부동산평가 전문업체 리얼하우스 김병기 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수년 전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아 수요가 빌라나 오피스텔로 옮겨가고 있다”며 “여기에 오세훈 효과로 서울지역의 노후화된 빌라를 매입하는 투자 수요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권대중 교수는 “아파트 가격이 너무 올라 이미 서민들이 사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아파트를 살 수 없으니 빌라를 매입한 경우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 시장의 규제 완화 행보에 재개발을 노리고 강북 등지에 있는 노후화된 빌라들에 투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김 팀장은 “한번 시작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특성상 쉽게 바뀌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치솟은 아파트값이 잡히지 않는다면 최소 1년 이상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며, 서울시의 재개발 정책까지 감안한다면 아파트의 매매수요가 다세대·연립주택을 뛰어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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