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전 '궁宮, 신문화의 중심에 서다'에서 공개되는 오얏꽃무늬 서양식기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특별전 '궁宮, 신문화의 중심에 서다'에서 공개되는 오얏꽃무늬 서양식기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목판화, 궁중문화 전시 마련 
온라인으로는 ‘자산어보’ 살펴봐
 

6월엔 삼성가 기증품 순차적 공개 
문화적 자산이 더욱 풍성해져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최근 50년간 종적을 감췄던 이중섭 작가의 ‘흰소’가 삼성가(家)에서 나왔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소유했던 고미술품과 서양화 작품 등이 국립기관에 기증하면서다. 조선 풍속화가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등도 기증돼 눈길을 끌고 있다. 국립기관에서는 6월부터 순차적으로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5월에 마련된 전시도 함께 알아봤다.

◆개항 후 변화된 궁궐 문화는

먼저 격변의 시기에 들어온 서양문물로 변화된 궁궐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는 5월 4일부터 8월 22일까지 특별전 ‘궁宮, 신문화의 중심에 서다’를 연구소 내 목포해양유물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조선은 1876년 개항 이후 혼란 속에서도 근대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격랑의 시대 속에서 궁(宮)은 근대화를 위해 서양의 새로운 문물과 문화를 가장 먼저 받아들이며 조선의 신문화를 이끌었다. 궁의 서양식 문물은 근대 국가 조선을 드러내는 상징이자 외교적 수단으로 활용됐다. 이번 전시는 조선 궁궐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서양식 생활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했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290여 점의 유물은 지난 2020년 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新왕실도자, 조선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에서 선보인 전시품 중 일부다.

흑산 선유봉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흑산 선유봉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정약전과 자산어보, 그리고 흑산도’ 온라인 전시도 지난달 27일부터 열리고 있다. 다음갤러리(카카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최근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조선 시대 어류학서 ‘자산어보’를 재조명하는 전시회로 ‘손암 정약전의 유배생활과 섬사람들과의 만남’을 중심 주제로 소개하고 있다. ‘자산어보’는 다산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형인 ‘손암 정약전(丁若銓, 1758~1816)’이 흑산도 청년 어부 장창대(張昌大, 1792~?)의 도움을 받아 1814년 완성한 어류학서이자 해양생물백과사전이다. 흑산도 주변의 물고기와 해양생물을 종류별로 분류해 이름, 모양, 습성, 맛, 건강 효능, 민속, 고기잡이 도구까지 정리했다.

예술의전당은 한국목판문화연구소와 함께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 나무, 그림이 되다 展’을 마련했다. 2000년대 한국 목판화 대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목판화의 주요한 흐름과 미감을 제시하는 전시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준권씨의 작품 ‘靑竹(청죽)’ (출처:예술의전당)-ⓒ천지일보 2021.5.3
김준권씨의 작품 ‘靑竹(청죽)’ (출처:예술의전당)-ⓒ천지일보 2021.5.3

◆삼성가(家) 소장품, 국립기관 기증

최근에는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이 회장 소장품 1만 1023건 약 2만 3천여 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이 9797건 2만 1600여 점으로 가장 많은 작품을 기증받았다. 기증품 중에는 국보 제216호인 겸재 정선(1676~1759)의 ‘정선필 인왕제색도’와 보물 제2015호 ‘고려천수관음보살도’, 단원 김홍도(1757~1806)의 마지막 그림인 보물 제1393호 ‘김홍도필 추성부도’ 등 우리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 포함됐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기증품에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이인성, 이중섭 등 한국 대표 근대미술품 460여 점 등이 포함됐다. 특히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및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 ‘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등 회화가 대다수를 이루며, 회화 이외에도 판화·소묘·공예·조각 등 다양하게 구성돼 근현대미술사를 망라한다.

정선 필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정선 필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고 이건희 회장 소장품의 기증으로 우리 박물관·미술관의 문화적 자산이 풍성해졌으며, 해외 유명 박물관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이로 인해 미술관은 그간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미술작품을 보강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근대미술사 전시와 연구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발굴 매장문화재가 대부분이었던 박물관 역시 우리 역사의 전 시대를 망라한 미술, 역사, 공예 등 다양한 문화재들이 골고루 기증받아 고고·미술사·역사 분야 전반에 걸쳐 전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국립중앙박물관은 6월부터 대표 기증품을 선별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시작으로 유물을 공개한다. 2022년 10월에는 기증품 중 대표 명품을 선별 공개하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2021년 8월에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 개최를 시작으로, 9월에 과천, 2022년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 및 상설 전시를 통해 작품을 공개한다. 

금동보살삼존입상(국보 제134호)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금동보살삼존입상(국보 제134호) (제공:문화재청) ⓒ천지일보 20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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