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특별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조응천 “70만명 목소리 2천명에게 묻혀”

윤건영 반박 “민주주의는 다양성이 근간”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문파의 ‘문자 폭탄’을 두고 내홍이 깊어지는 형국이다.

앞서 2030초선 의원들이 4.7재보궐선거의 패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거론한 직후, 강성 지지층의 문자 폭탄에 시달렸다.

이를 두고 당내 쇄신파는 문자 폭탄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소장파인 조응천 의원은 2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민주당원은 한 400만명 되고 권리당원이 한 70만명 된다”면서 “사실 2천명 되는 강성 지지층이 너무 적극적으로 관여를 하기 때문에 70만명의 목소리가 2천명에게 다 묻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당내 쇄신파 의원 모임을 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위 비주류 혹은 쇄신파가 생겨야지 내년도 대통령 선거에 우리가 희망이 생긴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10명에서 20명 이상 자기 이름을 걸고 할 사람을 모아야 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윤건영 의원이 반박했다.

윤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의사표현의 수위와 내용이 욕설이나 인신모독이라면 문제지만 소속 의원에 대해 본인의 의사 표현을 하는 정도라면 그 자체를 비난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민주당에는 다양한 구성원이 있고, 민주주의라는 건 다양성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색깔이 다양하다고 해서 문제 삼을 수는 없다”며 “몇몇 색깔이 도드라져 보인다고 해서 다른 색을 죽이거나 지울 순 없다”며 강성 지지층을 옹호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강원도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4.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강원 춘천시 스카이컨벤션에서 열린 강원도 현장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1.4.26

김용민 의원도 전날 문자 폭탄을 찬성했다.

그는 “강성 지지자라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저는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는 지지자들이라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은 국민 목소리와 당원의 목소리를 계속 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재보선 참패 이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문자 폭탄을 둘러싸고 당내 이견이 불거지면서 제대로 된 쇄신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친문 강경파와 쇄신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전면전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문제는 새 지도부가 어떻게 짜이느냐 하는 점이다. 윤호중 원내대표에 이어 친문색이 짙은 당대표가 선출될 경우, 당내 강경 지지층의 목소리는 더욱 힘을 얻을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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