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추기경 선종] “행복할게요. 이젠 편히 쉬세요” 종일 이어진 애도 물결
[정진석 추기경 선종] “행복할게요. 이젠 편히 쉬세요” 종일 이어진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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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조문객들이 정 추기경을 추모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조문객들이 정 추기경을 추모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고(故)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28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은 정 추기경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정 추기경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듯 현장엔 침통한 분위기와 슬픔만이 가득했다.

“추기경 니콜라오(정 추기경)를 위해 빌어주소서.” 대성전에서는 1시간마다 천주교식 위령기도인 연도(煉禱)가 흘러나왔다.

같은 시각, 정 추기경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한 조문객들로 대성전 밖에는 줄이 끝없이 이어졌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려해 서울대교구 측은 소속 사제들에게 조문 자제 요청을 하는 등 많은 인원이 몰리지 않도록 했다. 성당 출입구 앞엔 ‘조화와 조의금은 받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조문은 1m 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지키며 진행됐다. 관계자의 통제 아래 조문객들은 띄엄띄엄 거리를 둔 채 차례로 대성전에 입장했다.

대성전 제대 앞 투명 유리관에는 정 추기경의 시신이 안치돼있었다. 모관을 쓴 정 추기경은 반듯한 자세로 누워 있는 모습이었다.  4~5명씩 그 앞에 선 신자들은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거나, 두 손을 모으고 한참을 서 있기도 했다. 결국,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닦는 신자도 보였다. 출구를 나오는 신자들의 눈은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부축을 받고 나오는 이들도 있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조문객들이 정 추기경을 추모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조문객들이 정 추기경을 추모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동대문교회가 본당이라고 밝힌 유재철(가명, 49, 남)씨는 “하나님 곁에서 평안과 안식을 누릴수 있길 기도를 했다”며 “안구까지 기증하실 만큼 희생정신이 남다르시다.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천주교 신자 고진희(세례명 엠마 70, 여)씨는 “누구나 이 세상에 왔으면 떠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정 추기경님은 아주 평온하게 가셨을 것이라 믿는다. 하나님 안에서 영원한 삶을 바라면서 기도를 드렸다”고 전했다.

분당에서 온 최윤정씨는 인터뷰 도중 감정에 벅차 끝까지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최씨는 “마지막까지 감사하다. 행복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간 추기경님께 저희를 위해 수고해주셔서 저희가 더 감사하다. 이제는 편히 쉬시라는 말을 드리고 싶다며 항상 인자했던 그 모습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겠다“고 말했다. 

 정치·종교계서도 이어지는 추모

정치·종교계 등 각계각층에서도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정 추기경을 조문나온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 추기경을 조문하고 나와 “가톨릭 신자로서 정 추기경과의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늘 그의 뜻을 받들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저의 세례명이 프란치스코 사베리오(하비에르)다. 명동 성당에서 영세를 받았다”고 했다. 또 그는 “추기경님이 선종하실 때 모든 이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남기셨다고 들었다”며 “우리 모두가 사회적 약자를 아우르면서, 우리 사회가 추기경님의 뜻과 정신 대로 사랑과 행복이 가득찬 사회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개인적으로 (제가) 국회에 있을 때 사형제 폐지 법안을 냈었는데 당시 주교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셨다”며 “주교님을 모시고 간담회도 하고 사형수들을 다룬 영화도 같이 봤었다”고 회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조문객들이 정 추기경을 추모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조문객들이 정 추기경을 추모하고 있다.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이 외에도 박병석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호중 의원, 이재명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성당을 찾아 정 추기경을 조문했다.

종교계서도 추모물결이 이어졌다. 개신교 최대 연합기관으로 꼽히는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정 추기경님의 삶의 궤적을 기억하고, 그분이 지키려고 했던 생명과 가정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노력이 한국사회에서 지속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원불교 오도철 교정원장은 추도문을 통해 “추기경님께서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마음에 심어주신 감사와 사랑의 실천은 우리 모두에게 행복의 길이 됐다”며 “하느님의 품에서 행복하시길 축원드린다”고 전했고, 전국 유림 대표조직인 성균관 손진우 관장은 “한 분의 현존 성현이 저희 곁을 떠나신 것 같다”며 “큰 스승을 잃은 천주교인들의 슬픔을 함께하며 고인께서 보여준 평생의 가르침이 실현되기를 기원한다”고 바랬다.

정 추기경은 전날 밤 10시15분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행복이 하느님의 뜻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노환으로 선종했다.

정 추기경의 장례는 천주교 의례에 맞춰 5일장으로 진행된다. 장례 미사는 염수정 추기경의 주례로 오는 1일 오전 10시에 봉헌된다. 이후 장지인 용인 성직자묘역에 영면하게 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정 추기경이 안치돼 있다. 고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고 정진석 추기경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 정 추기경이 안치돼 있다. 고 정 추기경은 지난 27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천지일보 202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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