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가. (출처: 연합뉴스)
삼성 일가. (출처: 연합뉴스)

‘법정상속비율 적용’ 안할 듯

이재용에 몰아줄 가능성 높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고(故) 이건희 회장이 남긴 19조원 상당의 주식과 관련, 유족별 세부지분율이 공개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식분할은 그룹의 지배구조를 좌우할 중요 사안인 만큼,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지분이 돌아갈 지가 재계의 최대 관심사다.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주식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만주(0.0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SDS 9701주(0.01%) 등이다.

주식 가치는 약 19조원이며, 부동산 등을 합친 상속세 규모는 12조원 중반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주식 상속가액 기준으로 15조 5000억원, 삼성생명 지분가치는 2조 7000억원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상속세 부담을 절반 이상 줄이기 위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받을 수 있다는 추측이 나왔으나 지주사 전환 등의 문제가 있는 만큼 오너가 상속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유지해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반면 삼성생명은 0.06%, 삼성전자는 0.7% 지분을 보유하는 데 불과하다.

법정비율로 따지면 이 회장 배우자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전체 상속 지분의 3분의 1(6조 3000억원)을, 자녀들이 9분의 2씩(4조 2000억원)을 갖게 돼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좀 더 공고히 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지분을 이 부회장이 더 가져가는 쪽으로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분을 단독으로 상속받으면 삼성전자 3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은 강화된다.

다만 이 경우 이 부회장의 상속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질 가능성이 크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에 대한 지배구조를 공고화하는 방향으로 이 회장의 보유 지분 배분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삼성 일가는 이달 30일까지 상속 재산을 평가해 상속세를 신고·납부해야 한다. 이때까지 유족간 지분 분할 합의가 안된 경우 분할 비율을 추후 결정해 수정 신고할 수 있고 별도의 시한은 없다. 지분 배분 내용은 조만간 삼성전자나 삼성생명 등 삼성 계열사 공시를 통해 공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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