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종합=연합뉴스) 장마전선이 23일 중부지방까지 확장되면서 4대강 공사현장과 구제역 가축 매몰지 수해방지에 비상에 걸렸다.

이날 오후까지 피해가 보고되지 않았지만, 사업시행 기관과 시공사,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사실상 비상근무체제에 들어가 기상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대강 공사현장
한강살리기 사업이 진행 중인 경기도 여주 남한강에서는 오후 3시 현재 강우량이 30㎜에 불과한데다 상류의 충주댐이 초당 182㎥만 방류해 수위 변화가 없다.

남한강 여주대교 수위는 -0.26m(홍수주의보 수위 7.5m)에 머물러 있고 이포ㆍ여주ㆍ강천보 수위도 주의수위(Yellow)보다 3m 이상 낮은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관심단계 이전의 평시근무 체제를 유지하면서 장마전선 움직임과 태풍의 이동경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포보가 이번 주말, 여주보가 이달 말, 이포보가 7월 중순까지 임시물막이를 제거하면 정상적인 물 흐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환경단체가 역행침식을 예상한 간매천과 금당천, 청미천 합류부에는 돌망태를 바닥에 까는 하상유지공 설치공사와 둑 보강공사가 마무리됐다.

하지만, 구조물과 토양이 안정되지 않아 폭우가 쏟아져 하천수량이 급증하면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침수가 우려됐던 경남 함안군 대산면 장암리 장포들녘도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함안보와 1㎞ 정도 떨어져 낙동강 본류와 합류되는 남강을 둑 하나 사이로 끼고 있는 이곳은 낙동강이 준설되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남강이 역류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지적됐다.

조현기 함안보피해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모내기할 물이 없었는데 이번 비는 오히려 단비 개념에 가깝다"면서 "비가 더 내리면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낙동강 살리기 1~4공구인 부산에서는 강 준설과 더불어 수변 공원화 사업이 진행 중이다.

부산지역 낙동강의 경우 강폭이 넓고 유속이 느려 장마 영향이 미치지 않았다.

경북도 김성현 낙동강사업팀장은 "장마피해를 우려해 각 수계 사업장마다 방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24일부터 장마가 본격화될 것에 대비해 치수방재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이번 비는 비교적 적은 양이 내렸기 때문에 별다른 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낙동강사업 현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산국토관리청은 홍수예방 매뉴얼에 따라 영산강 승촌보에 설치된 가동보 4개와 상류 극락교 인근 임시물막이를 개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하루 70mm의 강수량에 대비해 보 개방을 하고 있지만, 내일과 주말에 걸쳐 많은 비가 예상돼 200~300mm까지 늘려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제역 매몰지
19개 시군에 2천275개 구제역·AI 매몰지가 있는 경기도에서는 유실이나 침출수 유출 등의 피해 사례가 접수되지 않았다.

시군별로 매몰지 관리책임자들이 순회하며 점검하고 있으며 경사지와 하천변 등 113개 중점관리 매몰지를 집중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도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 관리담당 직원의 절반을, 호우경보 때는 전 직원을 비상근무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북부 시군에서는 자정까지 최고 80㎜의 비가 더 예상돼 각 시군이 긴장하고 있다.

인천시 강화군은 전날 공무원을 투입해 매몰지를 순찰하면서 빗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제초작업을 마쳤다.

충북도는 지난 13~17일 8개 시군 229개 구제역 매몰지 주변의 배수로 정비와 빗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비닐을 덮었다.

또 구제역 침출수 유출 논란이 빚어진 진천군 문백·이월면 등 매몰지 5곳은 22일 모두 이전했다.

경북도청 환경특별관리단은 "도내 1천120여곳 중 이번 비로 침출수 유출이나 붕괴 유실 등이 발생한 곳은 없다"면서 "공무원과 환경특별기동대원이 매일 현장을 점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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