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천만원대 까지 내려간 23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비트코인 국내 거래 가격이 5천만원대 까지 내려간 23일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거래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가상화폐 시장이 국내외적으로 경제금융 수장들의 부정적 발언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가 회복하는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15억 달러어치 사들였다는 사실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는 등으로 인해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가상화폐) 등에 거래가 늘어나는 등 얼마 전까지만 해도 큰 상승세였다.

그러나 최근 경제금융 수장들의 잇따른 부정적인 발언이 코인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2017년 지명될 당시부터 비트코인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투기적 자산으로서의 가상자산은 달러보다는 금의 대체품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해 여전히 가상화폐는 투기수단이라는 시각을 내비쳤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역시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옐런 장관은 비트코인 잠재력이 높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익명성을 바탕으로 테러나 돈세탁에 쉽게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채굴부터 거래까지 에너지 소모가 과도하다는 비판을 추가했다. 이에 비트코인을 규제할 초기 가이드라인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개당 6만 5000달러에 육박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4만 700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24일 5만 1000달러까지 회복했다. 그러나 26일에는 다시 5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처: 뉴시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처: 뉴시스)

국내에서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이보다 몇 배 강력한 발언으로 시장을 발칵 뒤집어놨다.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고 규정하면서 “오는 9월 가상화폐거래소가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선장 ISO 국제심사원협회 사무총장 역시 “대기업들도 코인을 다하고 있는 등 많은 곳에서 투자를 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피해를 막기 위한 보완적 제도장치를 마련해야지, 다 없애버린다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거들었다.

이어 배 사무총장은 “금융당국의 시대착오적인 발상으로 인해 ISO(국제표준화기구) 심사를 받으려고 하던 코인회사들이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를 중단하겠다고 난리다. 다들 외국거래소로 가버리겠다고 하고, 법인까지도 외국으로 가겠다고 한다”면서 “이는 곧 세금을 걷으려고 했던 수많은 사람들 중 90%는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고 국내에 남아있는 나머지도 원래 취지를 상실해 버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가상화폐 시장 과열에 따른 투자자 피해’와 관련해서는 “가상자산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이달 중순만 해도 8100만원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23일 장중 5500만원대까지 폭락하는 충격을 맞았다. 업비트 비트코인 기준으로는 하루 만에 183조원을 증발시켰다.

비트코인은 25일 6000만원까지 회복했으나 26일 현재는 다시 하락해 5800만원대를 기록 중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 ⓒ천지일보DB

은 위원장의 발언 이후 한국블록체인산업협회(협회장 연삼흠)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위원회는 존재 이유와 상치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 ‘혁신성장 지원’ ‘포용적 금융’을 캐치프레이즈로 하고 있으면서도 최근 글로벌 트렌드를 무시하고 ‘가상자산’을 내재적 가치가 없다고 발언함으로써 핀테크 산업에 타격을 줌으로써 국내 가상화폐 시세를 14.6%(업비트 비트코인 기준 183조원)하락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연삼흠 협회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금융위원장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국가, 정부, 금융위의 역할도 모르는 후안무치한 인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2021년 1/4분기에만도 신규 투자자가 400만명이나 증가한 산업에 대해 엉뚱한 발언으로 충격을 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 발언 자체가 정치가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아울러 연 회장은 “이같이 본인 생각만으로 불안하다고 무조건 제재를 걸어 패업을 종용하고 국민들의 안위도 생각없이 말을 함으로써 불안만 가중하는 처사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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