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최대 개신교단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전광훈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재조사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왼쪽),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 (출처:연합뉴스)
최근 국내 최대 개신교단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가 전광훈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재조사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왼쪽),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 (출처:연합뉴스)

부활절예배 비하 총회장 공격

총회 임원회 축, 엄중대처 요구

“정치적 목적 근거 없는 비방”

이단성 조사 빠르게 이뤄질 듯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하나님 나한테 까불면 죽어” 등 발언으로 신성 모독 논란에 휩싸이며 교계 안팎에서 지탄을 받기도 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한국교회 내에서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듯하다. 최근 국내 최대 개신교단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는 전 목사의 ‘이단성’에 대해 재조사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예장합동은 그간 전 목사 이단 규정에 유보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전 목사가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폄훼하고 예장합동 총회장 소 목사를 ‘주사파’로 규정하는 등 막말을 일삼으면서 기존 유보적 입장에서 벗어나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교단으로 손꼽히는 예장합동이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게 되면 한국교회에도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교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장합동 총회임원회는 지난 20일 제15차 회의에서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에 정치적인 입장을 배제하고 전 목사의 신앙과 신학을 조사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예장합동 이대위는 다수 노회에서 상정한 ‘전광훈 목사 이단 조사’ 헌의안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를 마무리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총회임원회까지 신속한 조사를 주문하면서 조만간 전 목사에 대한 이단 규정 여부가 결론이 날 전망이다. 예장합동 이대위원으로는 안산이단상담소 소장 진용식 목사도 포함돼있다.

예장합동은 그간 “전 목사와 관련된 모든 집회에 교류 및 참여자제”만 권고할 뿐, 전 목사 이단 규정 여부에 대해선 유보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이런 예장합동이 이번에 칼을 빼든 것은 바로 최근 전 목사가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와 예장합동 총회장 소 목사를 향해 수위 높은 막말과 비난을 가했기 때문이다.

전 목사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 너알아TV방송에 출연해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는 “진보 보수가 하나되기 위하여? 어디 한국교회를 문재인한테 팔아먹으려고 그따위 짓을 하냐 말이야. 정신이 나가서 말이야” “여러분, 진보 보수가 하나가 돼요? 그것은 사단과 하나님이 하나 되자는 것과 같은 것”이라며 비하했다.

이 뿐만 아니라 당시 예장합동 소속 5명의 장로들과 함께 예장합동 총회장인 소 목사를 향해 “정신이 나갔다” “공부나 해라” “본인 속에 ᄈᆞᆯ갱이 사상이 있느냐” “한국교회가 당신들 거냐”등 막말을 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4.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신도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4.4

예장합동 총회 임원들은 이러한 전 목사의 언행에 대해 교단을 넘어 한국교회를 향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판단, 전 목사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총회장에게 의견을 피력했고 총회장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장합동이 전 목사와 선긋기에 나서면서 전 목사를 둘러싼 이단 논란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예장합동이 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하는 입장을 취하게 되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에 속한 주요 교단 역시 동일한 입장을 취할 것이란 교계 관계자들의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장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현재 한교총 공동 대표회장을 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국내 개신교 교회교단교파 개수는 약 380개(교인 967만 5761명)로 집계되는데 이중 교인 90%가 한교총 소속인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한편 전국장로회연합회(전장연)는 전 목사가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 출현한 예장합동 소속 장로 5인을 제명하겠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소 목사를 좌파 빨갱이로 왜곡 비난하고 한국교회 연합을 훼방하는 전 목사를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전 목사가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한 예장합동 소속 장로 5인에 대해서 제명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장합동 총회를 향해서도 “한국교회를 정치 이데올로기에 끌어들이고 온갖 편가르기로 한국교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는 전 목사와 동조한 본 교단 장로 5인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제명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이들 장로 5인은 사태가 커지자 지난 15일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로 교단의 일체감이훼손되고 교단과 총회장의 위상에 타격을 받게 돼 심히 안타깝고 전국장로회연합회와 총회장님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교단의 하나 됨을 위해 전력하고 총회장을 도와 미력하나마 교단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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