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 보스턴 주재기자 

한국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거의 모든 학생이 대학을 가기 위해(부유한 학생을 제외하고), 은행에 교육을 위한 대출을 받는 것은 거의 필수 과정이다. 대출을 받기 꺼려하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좀 다르다. 미국 대학생들은 거의 대출을 받고 대학을 간다고 보면 된다.

우선 앞서 말한 미국의 정부 학자금 보조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그 대출 이자율도 개인 신용 대출에 비해 훨씬 저렴하고 대부분 고정이자율제도이기 때문에 부담도 확실히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미국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이상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국제학생의 경우, 공부를 하고 싶어서 정부 학자금 대출을 받고 싶다 하더라도 신분자격이 미달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거절 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것이 은행 학자금 대출이다. 이것은 개인의 신용으로 대출을 받거나, 미국인의 보증을 받고 대출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물론, 정부 학자금 대출보다는 그 이자율이 약간 높은 데다가, 변동 이자율이라 빌리는 쪽에서는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또한 이 개인신용대출이라는 말도, 미국에 신용기록이 하나도 없다면 이것마저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좋은 소식 하나는 아까 말한 미국인의 보증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신분이 확실하고 신용 기록이 확실한, 친인척이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신용보증을 받는 경우인데 이 경우에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사실.
이를 이루어 내기 위해서는 결코 쉽지 않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가족이나 친척이라면 다른 모르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것보다는 그나마 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보증인의 개인 신용조회를 모두 보여주는 과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친한 사이가 아니면 허락을 받아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며 “나의 보증인이 되어 달라”는 말 또한 입에서 떼기 쉬운 말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목적이 공부라는데, 타국의 신용이 없어 보증을 서 달라는 이러한 부탁은 숨고 싶도록 창피한 것은 아닌 부탁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돈 없이도 국제 사회에서 공부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필자의 이야기를 잘 읽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해서라도 공부를 하겠다는 학생의 간절한 마음을 이해하고 보증인 사인을 해주시는 친절한 어른이 계시다면, 그 사람은 정말 운도 노력도 훌륭한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늘 기억해야 할 것은 운은 스스로 찾는 것이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그리고 ‘교육’이 곧 ‘힘’이라고 믿는 미국사회에서 이 말은 여전히 가능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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