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 로고. ⓒ천지일보 2019.10.18
이동통신 3사 로고. ⓒ천지일보 2019.10.18

과방위서 ‘KT 인터넷 논란’ 논의

IT 유튜버 잇섭 영상으로 폭로돼

KT, 서비스와 사후 대응 비판받아

허은아 의원 “품질 유지, 통신사 몫”

“서비스 불가 지역에서도 개통했다”

의원들 “SKT·LGU+ 조사” 한목소리

과기부·방통위 “실태조사 하겠다”

전날 IT쇼서 구현모 KT 대표 사과

[천지일보=손지아 기자] 10기가 인터넷 속도 논란을 빚은 KT가 22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회의에서는 KT의 ▲서비스 부실 ▲책임 회피성 대응 ▲갑질 등이 지적됐다. 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등 다른 통신사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시행해 더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KT의 10기가 인터넷 속도 논란은 지난 17일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이는 구독자가 약 170만명인 IT 유튜버 잇섭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KT의 10기가(Gbps) 인터넷의 속도가 100메가(Mbps)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요금 감면만 할 게 아니라 더 강력한 제재와 피해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KT의 기가 인터넷 이용자가 178명인데 이 중 13.5%에 해당하는 24명이 (KT 측의) 단순한 실수로 피해를 봤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 대상을 통신 3사로 확대하고 다른 상품에 대해서도 조사해 달라고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22일 전체회의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출처: 국회)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22일 전체회의에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출처: 국회 방송화면 캡처)

이에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과기부랑 방통위가 같이 실태조사를 먼저 하는 게 필요하다. (먼저)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를) 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민의 공분이 큰 사안인 만큼 제대로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라며 “먼저 KT를 조사하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도 KT의 서비스 관리, 사후 대응 등 전체적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허 의원은 “한 고객이 8만 8000원의 요금제를 결제했는데 KT의 잘못으로 2만 2000원의 서비스를 받았는데도 KT는 ‘통신사가 먼저 (품질을) 체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속도가 소비자가 결제한 요금제에 비해 느리게 제공되더라도 소비자가 직접 측정해보지 않으면 이를 모르는 상황이 된다는 것이다. 허 의원은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가 소비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 통신사에게 있는데도 KT는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고 꼬집었다.

최기영 장관은 이에 대해 “통신사가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확인해보는 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허 의원은 KT가 문제 해결을 하기도 전에 유튜버에게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며 이는 완전한 ‘갑질’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기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곳에서 개통을 했다는 KT 서비스 기사의 폭로를 언급하며 KT를 포함한 통신 3사를 전수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도 “KT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통신사에 대해서도 똑같은 불만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앞서 나온 주장들에 힘을 실었다. 이어 통신사와 관련된 민원이 발생하면 이를 전체 공개해달라고 촉구했다.

최 장관은 “공개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월드IT쇼 2021’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천지일보 2021.4.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월드IT쇼 2021’ 개회식에 참석해 있다. ⓒ천지일보 2021.4.21

한편 전날 KT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구현모 KT 대표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 2021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KT 기가 인터넷을 사랑해주셨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 죄송스럽다”며 “인터넷 품질 최선을 다해서 고객들이 원하는 품질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통신 시설을 신촌에서 아현으로 옮기면서 속도 설정 부분이 잘못돼 있었고 응대하는 과정도 잘못됐다”며 “다른 고객들도 속도 설정이 잘못됐을 수 있다고 판단해 10기가, 5기가, 2.5기가 전체 고객을 조사해 24명의 고객정보 오류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설 이전이 2주 정도 됐다. 그 부분에 대해서 당연히 감면해드린다”며 “약관 내용 보다 충분히 보상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 KT는 자사의 홈페이지에 ‘10GiGA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글을 올렸다. KT는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에게 요금 감면 보상을 할 예정이다.

KT가 자사의 홈페이지에 ‘10GiGA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글을 올려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출처: KT 홈페이지 캡처)
KT가 자사의 홈페이지에 ‘10GiGA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글을 올려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와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출처: KT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