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수 기자] “종교 민간 차원의 인도주의적 교류가 재개되고 지속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지난 17일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가 정부에 발표한 호소문 내용이다.

천주교 주교회의 강우일 주교는 “아직도 북한동포 가운데 수많은 사람이 영양실조로 고통 받고 있다”며 심지어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며 다니는 고아들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정부가 승인하지 않자 중국의 기독교 비정부기구(NGO) ‘애덕기금회’를 통해 지난 18일 밀가루 172톤을 북한에 지원했다. 이렇듯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를 촉구하는 종교계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극심한 식량난으로 굶어 죽어가고 있는 동포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방송에 소개됐던 ‘북한의 20대 꽃제비 여성’이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던져준 일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도 많이 말라있었던 그 여성은 “토끼풀을 매서 뭐하느냐?” “토끼를 주려고 하느냐?”라는 질문에 “내가 먹으려고 한다”고 대답해 북한의 식량난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했다.

북한은 지난 몇 년간 극심한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식량 생산량이 감소했다. 게다가 식량 배급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평양에서 멀수록 배급을 못 받는다”라고 할 정도로 북한 고위층과 일반 주민 간에 분배 차이가 크다.

무엇보다 주민이 굶주리고 있어도 여전히 핵개발,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로켓 발사에 쓴 비용만 하더라도 한 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해결하고도 남는 규모일 정도라고 한다.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의 사과 표명 한마디 듣지 못한 채 또다시 연평도 포격사건까지…. ‘5.24조치’라는 잠금장치로 북한 식량 지원의 문을 ‘꼭꼭’ 잠그고 열지 않는 정부 입장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식량 지원 중단만이 남북관계의 해결 방안이 될 수 있을까라는 것도 의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생명을 살리고자 대북 지원을 외치는 종교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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