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백신 스와프 논의 난항 예상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관련 “외국에 보낼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비축량이 확보되고 국내 수요가 감소하면 공유하겠다고 언급했다.
AP통신과 ABC뉴스, 캐나디언 프레스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백신 2억회 접종 자축 기자회견에서 쥐스팅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회분을 공유하기로 한 결정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곳에 조금 도움을 줬다”며 “다른 중앙아메리카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도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이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그것을 해외로 보낼 자신감을 가질 만큼 충분한 백신이 없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22~23일 기후정상회의 준비,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중국 정부에 억류된 캐나다인 석방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 언론은 미국이 지난달 캐나다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50만회분을 제공했고, 양국간 협약을 통해 2~3분기 미국 공장에서 제조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0만회분이 캐나다에 공급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발언을 하면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미 백신 스와프 협의에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21일 “미국과 진지한 협의는 하고 있지만, 미국도 국내 사정이 아직도 매우 어렵다는 입장”이라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미국은 올해 여름까지 집단면역을 이뤄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스와프라는 개념보다는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방안, 그런 차원에서 미측과 협의하고 있는 점을 다시 말한다”며 “미국과 협력할 분야는 백신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가 있다. 예를 들어 바이든 대통령이 관심을 갖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리가 미국을 도와줄 수 있는 게 많이 있어서 여러 가지 미측과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