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위-여의도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포스트코로나2021 위기와 도약 예측 가능한 미래, 준비된 사회보장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책위-여의도연구원 공동주최로 열린 ‘포스트코로나2021 위기와 도약 예측 가능한 미래, 준비된 사회보장 세미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21

김종인, 불과 5개월 전 대국민 사과

소장파 “사과한지 얼마 됐다고” 반발

개인 발언으로 선 긋는 분위기 강해

조수진, 서병수 의원에 사과 요구하기도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민의힘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를 다시 띄운 가운데 정치적 악수(惡手)가 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전직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한 지 5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사면론의 발단은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말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21일 비상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 생활하는 것에 많은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홍문표 의원도 “국민 화합 차원에서 대통령이 사면 쪽에 손 한번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사면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이 사실상 사면을 거절하는 발언을 했지만, 정치권에서 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사면론이 대두되자 청년 여론을 대변하는 소장파는 “지금 사면 필요성을 꺼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국민의힘 김재섭 비대위원은 회의에서 “어제(20일) 사면 얘기가 나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재보선에서 회초리를 세게 맞는 걸 보고서도 떠오르는 게 없는지 우리 당 의원들께 진지하게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어 “당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를 한 지 고작 5개월이 지났다”며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양형이 과했다는 정도는 논의해볼 가치가 있다”면서도 “젊은 지지층 소구가 중요한 시기에 사면론을 꺼낸 것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전남 지역의 당협위원장 일동도 성명을 내고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와 탄핵에 다시금 간절히 사죄 말씀을 드린다”면서 “사면보다 민생에 더 신경 쓸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서병수 의원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라며 선을 긋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서 의원 발언은)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며 “의원 개개인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조수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 의원의 발언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이 글을 서 의원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탄핵을 받아 물러난 것은 역사와 국민에 큰 죄를 저지른 것으로, 그런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에 계파가 없는 초선 의원이 많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당원의 표심 반영이 많은 전당대회의 경우 전직 대통령의 사면론에 대한 태도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논란을 잘 수습하고 쇄신 행보에 힘을 재차 실으면서 정권 창출을 할 기반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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