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 원주시 일산동에 위치한 강원감영지. 감영의 중심인 선정당 (사진제공: (사)강원감영문화제위원회)

강원감영지(사적 439호)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지난 18일 오후 2시경 강원도 원주시 일산동. 노란 옷을 입은 취고수악대가 태평소와 징 등 전통 악기를 포정루에서 연주했다. 취고수악대는 조선시대 강원감영에서 운영한 전통 군영악대다.

취고수악대가 포정루에서 내려와 감영 일대를 순회 연주하는 동안 기자는 포정문에 들어섰다. 아무도 찾지 않은 터라 감영 안은 조용했다. 본 건물인 ‘선화당’을 들어가려면 포정문을 지나 중삼문과 내삼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화를 다스리려는 조상의 지혜를 찾을 수 있다. 감영은 행정과 농정·조세·재판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갔다. 그 중에는 불만을 품고 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중삼문과 내삼문은 이들이 선화당에 도착하기 전에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는 통로다.

선화당은 어느 감영에 가더라도 볼 수 있는 중심 건물이다. 임금의 덕을 선양하고 백성을 교화하라는 뜻에서 세워졌다. 현재 공주박물관 입구에 있는 충청감영 선화당과 대구 감영공원의 경상감영 선화당이 남아 있다. 대부분 조선 후기에 세워진 건물로 17세기에 지어진 강원감영 선화당이 가장 오래됐다.

앞면 7칸, 옆면 4칸의 규모인 선화당 건물은 화강석으로 다듬어진 기단 위에 있다. 일반적으로 관찰사가 근무하던 건물 동헌과는 달리 온돌방을 두지 않았다. 넓은 마루에 칸막이 형태로 공간을 구분하는 한양의 중앙부처 관아 건물과 비슷하다.

선화당 오른편에는 행각이 있다. 행각은 궁궐이나 사찰 등의 중심 건물 좌우에 배치되는 보조 건물이다. 현재 행각은 강원감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실로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당시 사용했던 도자기와 놀이기구 등이 전시돼 있다.

선화당 뒤편으로는 연못과 누각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복원된 곳에는 고목만이 남아 있다.

감영은 조선시대 관찰사가 직무를 보던 관청이다. 오늘날의 도청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강원감영은 조선시대 강원도의 최고 행정기관이다. 조선 초기에 세워졌던 감영 건물은 임진왜란이 발발하면서 대부분 소실됐다. 1634년 재건되면서 건물이 증축돼 1895년에는 최고 55동에 이르렀다.

한편 강원감영지에 대한 2차 복원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원주시는 지난해 12월 원주우체국 이전이 완료되면서 2013년까지 복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원주우체국 터에는 30억 원을 들여 관풍각, 환선정, 봉래각 등 3개의 누각이 복원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