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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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20일 발발해 확산세가 1년 3개월 넘게 지속되며 4차 대유행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코로나19(COVID-19)의 확산으로 전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도 이전에 겪어보지 못했던 미궁(迷宮)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확진자 수는 1억 4천만명을 넘어서 있으며, 확진 비율은 56명 당 1명 수준에 이르고 있다. 확진자 수가 11만명을 훌쩍 넘어선 우리나라는 세계 확진 순위 86위에 자리하고 있으며, 확진 비율은 450명 당 1명 수준으로 세계적 확진세에 비해 많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금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하며 큰 우려를 안기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는 과거의 방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그 실상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데, 아직 끝자락이 보이지 않고 4차 대유행 단계에 이르고 있는 코로나19 현황을 통계적 상식으로 살펴본다.

코로나19 발발 후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겪어온 세 차례의 대유행에서 1차 유행의 정점은 하루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600명대에 이른 지난해 3월 3일이었다. 3월 중순부터 확진세가 누그러지며 하루 확진 수가 두 자리수로 이어져오다가 8월 중순부터 다시 세 자리수로 증가하며 8월 26일 하루 확진 441명으로 2차 유행의 정점을 맞이했다. 그 후 확진 수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다가 11월 말부터 확산세가 다시 500명대로 진입하며, 12월 13일 1천명 대를 넘기 시작해 24일에 역대 최고 수준인 1240명으로 3차 유행의 정점에 이르렀다. 확산세가 금년 1월 말부터 400명대로 감소하며 2월, 3월로 이어지다가 4월 들어와 하루 확진 수가 다시 500명대를 넘어서며 4월 14일 731명으로 4차 유행의 정점(?)을 찍으며 600명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유행의 정점 사이 기간은 1~2차가 176일, 2~3차는 120일 그리고 3~4차는 111일로 짧아지는 단축 현상을 보이고 있다.

확진 수 최고 수준의 3차 유행기인 작년 12월에는 한 달 확진자 총수가 2만 6528명으로 전 달인 11월의 7315명에 비해 무려 1만 9천명 이상 증가해 우리 사회에 커다란 두려움을 안겨줬다. 12월 한 달 동안 확진 수가 하루 1천명이 넘은 날은 9일이나 되며, 24일의 1240명이 정점이었다. 올해 들어와 1월에는 하루 확진 수가 1천명을 넘긴 날이 2일(1일과 4일)이었으며, 2월에는 하루 확진 수가 500명을 넘긴 날이 6일이고, 확진 수가 가장 많았던 날이 621명으로 조금 안정화되는 추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3월 말부터 하루 확진 수가 다시 500명(27일 505명, 31일 506명)을 넘기 시작하며, 4월 들어 확진세 500명 이상이 이어지고 있다. 4월 7일 확진 수가 668명으로 지난 2월 18일 621명 이후 48일 만에 600명을 넘기면서 4차 유행 우려를 낳고 있으며, 14일 731명으로 정점(?)을 찍고 있다.

인구수 10만 명당 발생률(4월 19일 0시 기준)은 1차 유행의 거점인 대구시가 376.6명으로 가장 높지만, 그 다음이 서울시 366.0명, 경기도 241.1명, 인천시 185.6명 순으로 인구 집중 지역인 수도권(서울시, 경기도, 인천시)에 위기 상황이 심각한 우려로 다가와 있다. 수도권의 인구는 전국 인구의 49.8%이지만 확진자 수는 63.7%로 인구수에 비해 확진률이 14% 정도나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나만 조심하면 되겠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현재 4차 대유행으로 우리 일상에 바짝 다가와 있는 코로나19의 위기 상황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까.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우선돼야 하지만, 비대면 활동과 면역력 증진을 위한 일상의 생활 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개인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 중 하나는 가능한대로 집 밖 외출을 삼가는 ‘집콕’이다. 이는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방역수칙 중 하나이지만 부득이하게 외출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긴다면 외출 시 마스크 벗지 말고 손소독제를 수시로 사용해야 한다. 귀가해서 외출 시 사용한 마스크를 휴지통으로 그냥 던져버리지 않고 마스크 끈으로 돌돌 말아서 버린 후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도 길들여야 한다. 고층 아파트에 살고 있을 경우 엘리베이터 이용 시 각별하게 유의할 필요가 있고, 놀이터나 도서관, 문화회관이나 운동 시설 사용을 자제하는 것도 대응 방안이다.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내가 언제 밟을지 가늠할 수 없는 지뢰밭과 마찬가지이다. 내가 지뢰밭을 밟으면 나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라 내 곁에 있는 가족, 친지들이 바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사실에도 유념해야 한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우선해야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지만, 홀로만 지낼 수 없는 일상에서 배려와 소통의 대응 상식도 매우 중요하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코로나19의 예방과 극복을 위해서는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하기’의 일상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대응하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 비대면 거리두기로 직접 만나지 못하고 있는 친지나 친구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며 코로나19 ‘집콕’으로 생겨나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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