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산업재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질식, 봄철 가장 많이 발생”

하수도·맨홀 들어갔다 ‘사고’

질식재해자 절반이상 사망해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하수도·맨홀 등 밀폐된 공간에 들어갔다가 질식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는 사고가 봄철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 최근 10년간 발생한 전체 질식재해 가운데 약 30%가 모두 봄철에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10년간(2011~2020년) 발생한 질식재해를 분석한 결과, 봄철에 가장 많은 질식재해가 발생했다며 질식위험 경보를 발령하고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19일 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195건의 질식재해가 발생했다. 인원으로 살펴보면 316명의 재해자가 나왔고, 이 중 절반이 넘는 168명이 사망(53.2%)했다. 일반 사고성 재해의 재해자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1%인 반면, 질식사고는 53.2%나 돼 심각성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봄철인 현재 시기에 질식재해가 가장 많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질식재해는 봄철에만 61건 발생해 전체 질식재해 발생 중 31.3%를 차지했다. 오히려 봄철보다 기온이 높은 여름은 49건(25.1%)으로 더 적었다. 이어 겨울 47건(24.1%), 가을 38건(19.5%) 순으로 발생했다.

일반적으로 날씨가 따뜻해지면 미생물이 활발히 번식하면서 작업공간 내부의 산소가 빠르게 소모되고 이로 인해 산소결핍 상황이 만들어진다. 또한 미생물로 인해 고농도의 황화수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 질식재해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는 오폐수처리·정화조, 하수도·맨홀, 축사분뇨 처리시설 등이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민간재해예방기관 및 관련 단체 등과 협력해 질식재해 취약사업장에 질식재해 발생 가능성을 신속히 전파하기로 했다. 또한 ‘질식재해 예방 자율점검표’를 배포해 스스로 밀폐공간 관리실태를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오는 6월까지 ‘질식재해 예방 집중 지도점검 기간’으로 정하고 오폐수처리시설·정화조, 하수도·맨홀, 축사분뇨 처리시설 등에 대한 우선 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특히 노동부는 ▲밀폐공간 출입금지 조치 및 경고표지 설치 ▲환풍기, 유해가스 측정기, 송기마스크 등 재해예방장비 보유 및 사용 ▲밀폐공간작업프로그램 수립·시행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김규석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밀폐공간에서는 한 번의 호흡만으로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며 “사업장에 밀폐공간이 어디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작업 중에도 반드시 환기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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