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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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중·고교생보다 많아

전체 가해·피해 중 절반차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초등학생들의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해 경험이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김애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작성한 ‘디지털 성폭력 예방을 위한 청소년 인식·문화 개선방안 연구’를 살펴보면 지난 2019년 2학기부터 응답 시점인 지난해 9~10월까지 디지털 성폭력 피해나 가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294만 382명 가운데 6576명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2602명, 여성은 3974명이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3422명, 중학교 2177명, 고등학교 977명으로 초등학생이 가장 많았다. 또한 연령이 어릴수록 가해·피해를 경험한 학생 수가 많고 비중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폭력 경험은 초등학교의 경우 남성(1837명)이 여성(1585명)보다 많았다. 이와 달리 중학교에선 여성(1626명)이 남성(551명)의 3배, 고등학교에서는 여성(763명)이 남성(214명)의 3.6배에 달했다.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해 경험이 있는 학생 가운데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성적인 사진·영상을 받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 대해 남성은 17.1%, 여성은 40.6%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내 몸을 찍자고 하거나 찍어서 보내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는 문항에 대해서도 남성 9.6%, 여성 39.0%가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김애라 부연구위원은 “성적인 사진·영상을 원하지 않는데 보낸다거나 요구하는 행위는 매우 일반적인 피해”라며 “해당 경험이 더 심각한 디지털 성범죄로 연결되는 관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 디지털 성폭력 실태조사는 교육부가 매년 실시하는 학교폭력 전수조사와 함께 지난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하지만 한계점도 지적된다. 보고서는 “청소년 디지털 성폭력 현황을 파악하기엔 문항 수가 매우 부족하다”며 “디지털 성폭력 피해·가해 경험 학생 수는 실제로 더욱 많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학교 디지털 성폭력 실태조사 이후 제대로 된 후속 조처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비판을 냈다. 지난 15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대책 가운데 디지털 성폭력과 관련된 내용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 온라인 게시글 모니터링 등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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