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지지부진한 이탈리아에서 이웃 세르비아로의 백신 접종을 포함한 여행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북부 도시 볼로냐에 있는 92년 역사의 한 여행사는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포함한 3박 4일 일정의 관광 상품을 출시하고 여행객을 모집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된 홍보 브로슈어에는 '세르비아가 백신을 맞으려는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열었다'는 문구와 함께 화이자·모더나·스푸트니크V·시노팜·아스트라제네카 등 모든 종류의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고 적혀있다.

수도 베오그라드 시내 4성급 호텔이 제공되며 현지 가이드가 안내하는 하루의 시내 관광 일정이 들어있다. 출발 전 세르비아어로 작성해야 하는 백신 접종 예약 신청도 여행사가 대행해준다고 한다. 예약이 확정돼야 출발 날짜가 잡힌다. 가격은 2인 기준 500유로(약 67만 원)로 책정됐다.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해당 여행사 측은 세르비아에서의 백신 접종 가능 여부와 관련한 법적 검토를 진행했으며, 세르비아 주재 이탈리아대사관으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상품이 출시된 뒤 여행사에는 일반 시민은 물론 회사 차원의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고 한다.

세르비아 체류 후 귀국 시 14일간의 의무 격리를 이행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조기에 백신을 맞겠다는 열의가 더 큰 분위기다.

이탈리아는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과 마찬가지로 작년 12월 27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캠페인을 개시했으나 백신 제조사의 생산 차질에 따른 공급 지연과 내부 행정 시스템 문제 등으로 기대만큼 속도가 붙지 않고 있다.

접종 개시 4개월째지만 최우선 접종 대상자인 80세 이상 고령자 접종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 현재 2차 접종까지 마친 인원은 433만2천여 명으로 전체 인구(약 6천만 명)의 7.19% 수준이다.

반대로 세르비아는 백신 수급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기준 세르비아가 확보한 백신 물량은 약 1천500만 회분으로 인구 규모를 (약 870만 명) 두 배 가까이 웃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구축한 데이터 사이트 '아워 월드인 데이터'(Our World in Data)에 따르면 15일 현재 세르비아의 인구 100명당 백신 접종자 수는 44.39명으로 이탈리아(23.58명)의 약 두 배다.

(로마=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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