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바이든, 일본과 중국 견제 강조… 도쿄올림픽 지지

스가 “조건 없이 김정은 만날 준비됐다” 거듭 강조

[천지일보=이솜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6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기후변화부터 중국, 북한, 코로나19 유행병까지 다양한 문제에 대해 논의를 나눴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들이 21세기에 여전히 경쟁하고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 세계 중국의 영향력을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보고 있음을 분명히 했으며 기후, 보건 정책 및 기술에 대한 주도권을 중국과 경쟁하게 될 것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미국은 모두 혁신에 깊이 투자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며 “이는 우리가 경쟁 우위를 유지하고 강화할 기술에 투자하고 보호하도록 하는 것과 그러한 기술들이 독재국가가 아닌 민주주의가 정한 규범에서 통제되는 것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미국이 동맹국들을 따라잡기 위한 경쟁에 참여시키지 않을 경우 그 결과는 국가안보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인권과 법치주의를 포함한 공동의 가치를 옹호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현재 지역 상황과 엄중한 안보 환경 때문에 미일 동맹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대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중국과 북한과 관련한 안보 문제에 대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5G 기술, 반도체 공급망, 인공지능, 유전체학, 양자 컴퓨팅 공동개발, 코로나19 백신 지원도 합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스가 총리와 나는 미일 동맹과 공동 안보에 대한 우리의 철통같은 지지를 확인했다”며 “우리는 함께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 중국과 동중국해, 남중국해는 물론 북한 같은 문제에 대한 도전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양국은 인도태평양의 자유와 개방에 대해 논의했다”며 “일본과 미국이 주도적으로 구체적인 노력을 통해 비전을 추진하는 한편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호주, 인도 등 다른 국가 및 지역과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또한 인도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과 세계 전반에 대한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며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현상 변화 시도와 역내 타인에 대한 협박에 반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북한에 관해서는 대량 파괴 무기 및 온갖 사정의 탄도미사일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에 대한 약속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토대를 둔 의무에 따를 것을 강하게 요구하기로 일치했다”며 “(북한의 일본인 납치가) 중대한 인권 문제이며 일본·미국이 협력해 북한에 즉시 해결할 것을 요구하기로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북한 대응을 위해 한미일 협력이 전례없이 중요하다”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조건 없는 만남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스가 총리는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과 북한과의 결실 있는 관계 구축을 위해 전제 조건 없이 김 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나는 스스로 선두에 서서 행동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스가 총리는 양측이 ‘대만과 신장위구르 자치구 상황’을 논의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외교 교류와 관련돼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스가 총리는 “두 정상이 대만에 대해 논의했다”며 “대만해협에서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만 말했다.

스가 총리는 전염병이 유행하는 가운데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세계 통합의 상징으로 올 여름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실현하려는 저의 결심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이 결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또한 중국과 영토 분쟁 중에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에 대한 미·일 안보조약 제5조 적용을 포함,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비록 스가 총리가 일본 석탄 공장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지는 않았으나 백악관은 기후 변화도 의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두 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 정부에 10년 동안 탄소배출량을 2013년 수준에서 절반으로 줄일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정상회담에는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 등이 참석해 논의 중인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

일본 측에는 사카이 마나부 관방차관, 아다치 마사시 총리 특별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위부 간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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