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군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15일 임실 호암 봉화 학술자문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호암 봉화 현장. (제공: 임실군) ⓒ천지일보 2021.4.16
임실군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15일 임실 호암 봉화 학술자문회의를 열었다. 사진은 호암 봉화 현장. (제공: 임실군) ⓒ천지일보 2021.4.16

삼국시대 봉수 구조 연구

[천지일보 임실=류보영 기자] 임실군과 전주문화유산연구원이 지난 15일 임실 호암 봉화 학술자문회의를 열었다.

이번 학술자문회의는 곽장근 군산대 교수, 한수영 호남문화재연구원 실장, 전주문화유산연구원 발굴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호암(범 바위산, 해발 366m) 현장에서 이뤄졌다.

시굴조사를 통해 확인된 호암 봉화의 추정 봉화시설은 자연 암반 위에 원형으로 석재를 두른 형태로 암반을 20~30㎝ 가량 깎아 만든 배수로가 설치돼 있다.

배수로는 봉화시설의 서쪽과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남-북 방향으로 이어지며 길이는 220㎝, 너비는 17㎝ 내외다.

이 밖에도 자연암반을 계단 형태로 다듬어 만든 등봉(登烽) 시설이 확인됐다.

특히 호암 봉화의 배수로는 그동안 조사된 봉화시설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그 잔존상태가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향후 삼국시대 봉수의 구조 연구와 전북지역 가야세력의 정체성을 밝히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호암 봉화는 기존에 알려진 경각산 봉화에서 출발하는 임실봉화로와는 별개로 임실 성미산성과 고덕산봉화를 이어주는 관촌봉화로에 해당한다.

호암 봉화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범 바위산에 오르면 서쪽으로 임실 신평면 일원의 섬진강 유역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쪽의 고덕산과 북쪽의 성미산도 잘 조망된다.

군 관계자는 “이번 발굴은 전북 가야문화사 발굴과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며 “섬진강 유역의 봉화산 봉화에서 토축봉화의 흔적을 찾은데 이어 호암 봉수에서 또 다른 형식의 봉화를 발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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