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6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4.16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유가족과 친구들 “그립고 보고싶어”
진상규명 되길 바라는 한목소리

[천지일보 안산=김정자 기자] “인호야 나 기억나? 1학년 때 맨날 같이 놀았는데 잊어버린 거 아니지? 요즘 바빠서 오지를 못했어. 보고 싶다. 다시 그때처럼 재미있게 놀고 싶어. 우리 너랑 나, 성원이, 건우, 재욱이랑 재미있게 많이 놀았는데 너무 사랑하고. 잘 지내고 있어 꼭! 사랑해.”

한 시민이 친구를 그리워하며 기억 노트에 이같이 적었다.

‘잊지 않을게, 절대로 잊지 않을게’라는 문구와 함께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및 4.16재단 등이 주관한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과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이 경기도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16일 오후 3시를 시작으로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이날 기억식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전해철 행정안전부장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윤화섭 안산시장, 김정헌 4.16재단 이사장, 김종기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장 등이 참석했다. 또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번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 ‘기억, 책임, 약속’을 시작으로 세월호 304명의 희생자들에 대한 기억과 진실에 향한 우리들의 걸음을 멈추지 않겠다는 약속의 묵념으로 추모식은 시작됐다.

대한민국 정부를 대표해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영상 메시지을 통해 “그 날의 슬픔은 날카롭고 아프게 다가온다. 세월호 참사 304명의 명복과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세월호 고통 속에서 안전의 중요성 깨달았다”며 “별이 된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정부는 반드시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시민들이 16일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한 학생들의 교실을 둘러보며 기억노트에 글을 기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유은혜 교육부장관과 시민들이 16일 4.16민주시민교육원에 마련한 학생들의 교실을 둘러보며 기억노트에 글을 기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윤화섭 안산시장은 추도사에서 “7년의 세월이 흘러 단원구 뒷동산을 진달래가 일곱 번 지고 피었다”며 “아직까지 유가족과 우리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어제부터 진도항에서 416㎞를 달려온 자전거 대장정처럼 우리는 잊지 않고 세월호 침몰과 참혹한 죽음의 진실을 찾아 내야한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추도사 후 다산 정약용 선생이 아들을 잃었을 때 쓴 시를 읊으며 “너의 얼굴 어렴풋하여 기억조차 어려우니 우물 안에서 별을 보는 것과 마찬가지네. 너의 영혼은 눈처럼 깨끗하여 날고 날아서 구름 속으로 사라졌구나. 구름 속은 천리만리 멀게 부모는 줄줄 눈물만 흘린다네”라고 하며 유가족의 슬픔을 대신 표현 했다.

세월호 참사 현장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장애진(25, 여)씨는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도록 아직 세월호는 마침표가 아니라 물음표만 남았다”며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너무 그립고 보고싶다. 얘들아 아무런 조건 이유 없이 내 친구해줘서 고마워, 항상 너희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 다시 마주하는 날까지 노력하고 기억하겠다. 기억 책임 약속 지켜주세요”라고 말했다.

또한 장애진씨의 추도사를 듣던 일부 추모객들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한 참석자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세월호 참사 7주기인 16일 한 참석자가 눈물을 훔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유가족 2학년 9반 학부모 김현주(가명)씨는 “아들이 보고싶다. 9반에서 2명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살아나오지 못했다. 피하라고 나가라고 말 한마디만, 방송만 했더라면. 한마디만 했더라면 살았을텐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어 “저기 보이는 곳이 단원고이다. 동생이 있는데 이 화랑유원지에서 함께 썰매도 타고 함께 놀다가 빠지기도 했다”며 “동생이 있어서 형의 행동했던 것들을 들을 때마다 보고 싶고 그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4.16시민 교육원을 찾은 단원고등학교 한 교사는 “왜 그렇게 됐는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게 마음이 아프고, 책임질 사람들이 어디 갔는지 답답하다”며 “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여기는 2014년에 멈춰 있는 것 같다. 지금쯤은 성장해서 남자아이들은 군대를 다녀왔을 것이고 직장을 다니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슬픈 마음으로 말했다.

서울 노원구에서 노원공동행동이라는 노원시민 사회단체들이 모여서 세월호 참사 규명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활동가는 “직장에서 일을 했는데 동료가 전원 구조됐다고 해서 안심을 했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가장 결정적이었던 것은 어느 언론사에서 ‘아무것도 없어요. 조명탄도. 다…’라고 시민이 허탈하듯 말하며 인터뷰했던 장면이 지금도 생각났다”며 당시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가슴부여 잡고 소리치던 아버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다”며 “그래서 시작했던 것이 서명운동이고 간담회도 갖고 1주기를 맞이해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국민이 다 본 세월호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은 해야 하고 책임자들이 무죄를 받는 등, 모든 불법 행위들이 다 묻혀 버리고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2부 행사는 제3주차장 공원부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과 윤화섭 안산시장의 기념사로 진행됐다.

한편 세월호 4.16생명안전공원은 2만 3000㎡ 부지에 9962㎡ 규모의 건축물 등이 조성되며, 2024년 준공을 목표로 현재 국제 설계공모가 진행 중이다.

4.16 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4.16 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을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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