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아니 이렇게 많을 줄 몰랐는데...여기도 만석이네...”
일반 음식점의 영업제한 시간인 10시를 넘기자 서울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 숲길 거리는 더욱 활기를 띠었다. 음식점과 주점에서 1차를 마친 시민들이 곳곳에서 캔 맥주와 안주거리를 사들고 공원 내 벤치에 앉아 2차 노상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30분이 지나자 공원 내 벤치는 노상 술판을 벌이는 시민들로 만석이 됐다. 조금 늦게 도착한 시민들은 자리가 없어 빈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도 발생했다. 5인 이상 집합금지와 10시 이후 영업제한이 만들어낸 웃지 못 할 풍경이었다.
많은 인파가 밀폐된 공간에 모이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았다. 마스크 착용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음에도 마스크를 턱에 걸치거나 벗은 채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술을 마셨다. 모임 인원이 5명을 넘자 인원을 쪼개서 술판을 벌였다. 인원을 쪼갰지만 다른 일행과 거리두기 간격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말 그대로 방역 사각지대였다.
5분 뒤 ‘질서 단속’ 조끼를 입은 서울서부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는 시민들에게 다가가 주의를 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영업제한 시간) 10시가 지나면 사람들이 공원으로 몰려나온다”며 “보통 12시 전에는 해산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에 모여 취식하는 행위는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속반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권고에 그칠 뿐 법적으로 제재하는 건 어렵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700명대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현행 거리두기 연장(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과 유흥시설에 대한 영업금지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방역 사각지대에 놓인 ‘노상 술판’ 현장까지는 막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