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길주 하나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 (제공: 하나금융지주) ⓒ천지일보 2021.4.12
권길주 하나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 (제공: 하나금융지주)

막말논란에 떨어진 신뢰회복

점유율 최하위, 대책 필요해

마이데이터 신사업 주도까지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하나카드가 권길주 현 두레시닝 대표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최근 장경훈 전 대표이사 사장이 ‘막말 논란’을 빚으며 자진사퇴한 이후 갑작스러운 교체인 만큼 권 사장에게 지워진 부담이 크다.

하나카드 안팎으로 떨어진 신뢰 회복과 더불어 하나카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자동차 할부금융,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등의 현안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14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권길주 현 두레시닝 대표를 하나카드 신임 사장으로 선임했다. 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일까지다.

1985년 외환은행에 입행한 권 사장은 하나금융 경영지원실장과 그룹정보통신기술(ICT) 총괄부사장, 하나은행 ICT그룹 부행장 등을 지냈다. 2019년 말 퇴임 후 2020년 8월부터 하나금융그룹의 물류·부동산·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등을 맡은 자회사 두레시닝 대표로 일했다.

과거 하나카드의 전신인 하나SK카드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한 바 있어 카드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윤리 경영, 디지털 경영 등에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나카드는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교체로 권 내정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먼저 전임인 장 전 사장의 막말논란으로 떨어진 하나카드에 대한 회사 안팎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진임 사장인 장 전 사장은 지난 6일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돌연 사퇴했다. 그는 사내 회의에서 카드 선택을 여성 고르는 일에 비유해 ‘룸살롱 여성’이 아닌 ‘같이 살 와이프’와 같은 가치를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회의 중 직원들에게 “너희 죽여버릴 거야”라고 하는 등 막말을 하거나 2시간 동안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이 담긴 녹취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됐다.

권 사장은 전임 사장이 부적절 발언으로 사퇴한 만큼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고 하나카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논란으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운동 조짐까지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특히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임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어수선한 내부조직 분위기도 수습해야 한다.

아울러 카드사 본업인 지급결제 시장의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인 만큼 권 사장의 경영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현재 카드업계는 계속된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침체 등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나카드는 점유율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1분기 8.08%에서 2분기 7.77%, 3분기 7.73%, 4분기 7.54%로 떨어지며 7개 전업카드사 중 7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74% 증가한 1545억원을 기록하며 큰 폭의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점유율 확대는 요원한 상태다. 이에 따라 데이터 분석 역량 강화를 통한 신사업 확대 등 하나카드만의 장점을 살린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초 카드와 금융을 연결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완성해 종합 디지털 페이먼트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코로나로 촉발된 급격한 디지털화에 적극 대응하고, 카드사에 국한되지 않는 미래 먹거리를 찾아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권 사장은 마이데이터 사업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는 올해 1월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외에도 구독경제 등 다양한 신사업을 펼치고 있다. 마이데이터 사업 관련해서도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하나카드를 포함한 하나금융 계열사에 대한 심사를 재개한 것을 고려하면 이 분야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취임식을 갈음한 대직원 인사말에서 “하나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 등과 같은 올해 예상되는 어려움 속에서 내부 역량은 물론, 회사 성장의 근간이 되는 고객 기반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며 “데이터 및 지급결제 관련 사업에 대한 전략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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