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남부서, 예산 횡령 대학 총장·교직원 무더기 적발
파출부 인건비에 장학금 횡령까지..일부 대학 도덕적 해이 심각

(광주=연합뉴스) 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일부 사립대학의 총장과 교직원들이 학교 예산 빼먹기가 도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학교 돈으로 이른바 파출부(가사도우미) 월급까지 내주고 공사비 부풀리기에다 개인 유흥비 사용 등 물을 쓰듯 흥청망청 썼다.

광주 A 대학 오모 총장 부부의 행태는 상상을 초월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 부부는 지난 2007년부터 4년간 집안일을 돕는 파출부를 고용했다.

월급을 줘야 하는 까닭에 학교 청소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직원으로 이른바 위장취업을 시켰다.

이 과정에서 학교에서 나간 인건비의 절반만 주고 나머지 5천400여만원은 따로 챙겨 사용했다가 경찰수사에서 적발됐다.

그나마 2년 동안은 아예 용역업체 위장 취업도 하지 않았지만 월급의 절반 가량은 대신 꼬박꼬박 챙겼다.

이 돈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대부분이다.

이 대학 교직원 오모(45)씨는 외부서 임대한 주차장 댓수를 40대 가량 부풀려 1년간 학교돈 2천400만원을 빼먹었다.

다른 교직원 하모(42)씨도 학교 운영비 등 400여만원을 빼내 개인 비품 등을 사는데 썼다.

교직원 일부는 청소용역 수의계약 대가로 업체로부터 각각 3천여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총장 관사 파출부 인건비는 해당 과장, 직원 등이 다 알았지만 그대로 결재하는 등 어느누구도 잘못된 비리를 개선할 의지가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광주 B 대학교수 김모(48.여)씨와 조교는 지난해 초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교육역량강화사업 우수성적에 따라 배당된 장학금을 횡령했다.

경찰은 배당금으로 1천300만원이 왔는데 그 가운데 500만원만 제자에게 돌아가고 나머지는 모두 유흥비 등 으로 탕진했다고 밝혔다.

돈에 눈먼 스승의 비리로 제자 20명은 1인당 65만원씩 돌아가야 할 장학금이 40만원으로 쑥 줄었다.

A 대학의 연간 등록금은 지난해 63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2.9% 올랐다.

광주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20일 "비싼 등록금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고충이 큰데 대학은 총장까지 나서 학생에게 돌아가야 할 돈을 횡령하는 등 벼룩의 간을 빼먹듯 하고 있다"며 "대학 비리에 대한 수사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A대학은 총장 등 교직원 9명을, B대학은 교수와 조교 등 2명을 횡령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