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은행 국내지점 작년 당기순이익 요약 (제공: 금융감독원) ⓒ천지일보 2021.4.15
외국은행 국내지점 작년 당기순이익 요약 (제공: 금융감독원) ⓒ천지일보 2021.4.15

금감원 ‘2020년 외은지점 영업실적’

외은, 5년 만에 이익 1조원대 탈환

환율 하락에 외환이익↑ 파생이익↓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 36곳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해 5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이자 이익이 늘어난 것과 함께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외화·파생이익이 5조원 넘게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외국은행 국내지점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36개 외은지점의 당기순이익은 1조 1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6%(2557억원) 늘어났다. 2015년 1조 1123억원을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다시 1조원대로 복귀한 것이다.

부문별로는 이자이익과 외환·파생이익이 늘고, 유가증권이익이 줄면서 손익변동률이 컸다.

이자이익은 1조 4834억원으로 전년(9943억원)보다 49.2%(4891억원) 늘었다. 국내 이자이익은 1조 7528억원으로 전년(1조 8274억원) 대비 4.1% 줄은 반면, 본지점 이익의 손실 규모가 2695억원으로 전년(8331억원) 대비 56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본지점 이익은 외은 지점이 해외 본점으로부터 돈을 빌려 국내에서 영업하거나,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을 본점에 빌려줄 때 생기는 차익을 말한다. 외은지점은 외국 본사에서 자금을 단기나 장기로 조달해 국내에서 영업하는 구조로, 금리에 따라 수익성에 변동이 생긴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등의 금리가 워낙 낮아 자금차입 비용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외환·파생이익은 1조 3406억원으로, 전년(1조 1210억원)보다 19.6%(2196억원) 증가했다. 환율이 하락하면서 외환이익(5조 1586억원)이 417.2% 증가해 흑자전환했다. 다만 파생상품은 전년(2조3574억원 이익)보다 많은 2조 5816억원의 적자를 냈다.

원·달러 환율은 2018년 말 1118.1원, 2019년 12월 말 1157.8원, 2020년 9월 말 1173.6원으로 오르는 추세를 보였으나 2020년 12월 말 1088.0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이익은 218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1682억원) 대비 3868억원(229.9%) 감소한 것이다. 이는 10년물 국고채 금리 상승에 따라 평가이익이 대폭 감소하며 전년 대비 손실로 전환한 것이다.

지난해 외은지점의 총자산은 330조 1000억원으로 전년(305조 2000억원)보다 8.1% 늘었다. 부채와 자기자본은 각각 전년보다 8.1%, 8.2% 많은 310조 3000억원, 19조 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은 “환율변동성 증가 등으로 외환·파생거래가 늘면서 총자산과 총부채, 당기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주요 손익이 급격히 변하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취약한 상황”이라며 “대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대비해 외은지점의 자금조달·운용상 취약부문, 이익구조 변동상황 등에 대한 상시감시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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