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제공: 남양유업) ⓒ천지일보 2020.5.19
불가리스 (제공: 남양유업) ⓒ천지일보 2020.5.19

코로나19 수혜 기대해

개미들 50억 물렸는데

질병관리청 반박 입장에

주가 30% 이상 급등락

[천지일보=조혜리 기자] 남양유업의 발효유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억제한다는 남양유업 측의 ‘셀프 발표’를 두고 파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억제한다는 소식에 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급증, 편의점과 마트에선 일부 제품이 품절 사태를 빚는가하면, 남양유업 주가는 30% 이상 급등락 했다. 

앞서 지난 13일 오후 박종수 남양유업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장은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H1N1)가 99.999%까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며 불가리스 완제품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음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면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한 수혜 기대감이 커졌다. 실제로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남양유업과 남양유업 우선주를 이날 각각 37억 8000만원, 16억 5000원가량 순매수했다. 전날 순매수(7억 1000만원)를 합하면 이틀간 순매수 금액은 총 61억 3000만원에 달한다.

남양유업 로고. (제공: 남양유업)
남양유업 로고. (제공: 남양유업)

남양유업 주가는 장중 한때 20% 이상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질병관리청이 남양유업의 연구결과에 대해 사실상 반박 입장을 냈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해당 연구원에서 제시하고 있는 결과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라며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도 이날 YTN과의 인터뷰에서 남양유업의 실험 결과에 대해 “최소한 사람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에서 결과를 발표하는 게 좋다”며 “지금처럼 인정받지 않은 결과를 제시하는 건 큰 혼란만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세포단계 실험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손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자들 사이에선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자본시장법 위반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셀프 발표로 주가를 띄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금융 당국 측은 남양유업이 공시를 발표한 것이 아니고 회사 행사 내용으로 주가가 오른 것이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은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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