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12일 오후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민낯, 정직하게 마주하고 아프게 성찰하다’라는 연속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2
개신교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12일 오후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민낯, 정직하게 마주하고 아프게 성찰하다’라는 연속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2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토론회
“코로나로 인한 한국교회 민낯
정직하게 마주보고 성찰하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의 한국교회는 4.15 총선과 맞물려 보수적 기독교와 보수적 정당이 연대하는 등 이념적으로 ‘우(右)편향’ 됐음을 분명히 드러내는 양상을 보였다.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가 코로나19 대유행의 진원지까지 되면서 기독교는 국민적 지탄과 혐오의 대상이 됐고 신뢰도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 모든 중심에는 전광훈 목사가 있었다. 무엇을 어떻게 고치고 회복해 나가야 할까.”

개신교 시민단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은 12일 오후 ‘코로나19가 드러낸 한국교회의 민낯, 정직하게 마주하고 아프게 성찰하다’라는 연속토론회에서 이 같은 화두를 던졌다.

장동민 백석대 교수(기윤실 이사)는 “정치적 발언을 일삼던 전 목사는 ‘원래 교회는 정치하는 집단’이라는 주장을 하는 데까지 이르렀다”며 “정교분리 원칙을 고수하던 한국교회가 이처럼 반정부 운동에 앞장서게 된 이유는 과거 반공·시장경제·한미동맹이라는 정치이념과 동일시돼 큰 부흥을 이뤘기에 그 영광을 놓지 못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 목사를 따르는 어르신 신도들이 보기에 현재 집권세력은 반공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사회주의자들과 기독교의 박해자들”이라며 “그들의 좌절과 분노가 전 목사의 에너지원이다. 전 목사의 영향력은 동심원을 그리며 한국교회 내에 편만하게 펼쳐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교회의 미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교회 안에 있는 보수, 중도, 진보가 이념적 갈등을 견디다 못해 교회를 떠나는 경우가 상당수 있을 것”이라며 교회를 떠나는 신도들은 대개 젊은이들일 것으로 예상했다. 장 교수는 “이 역시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후기 근대적 가치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에게 보수적 이념의 부작용으로 말미암은 추문은 전통적 기독교마저 혐오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민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념과 정치제도를 비판할 수 있는 잣대가 없어지는 점 ▲새로운 정치 이념을 상상하고 제공하는 게 불가능해지는 점 ▲편향된 이념과 기독교가 동일시돼 분열의 각 축을 담당, 사회 통합의 방해물이 되는 점 등을 꼽았다.

이병주 변호사(기독법률가회 대표, 기윤실 감사)는 그동안 전 목사와 극우 기독교세력간의 활동을 재조명하며 성찰로 이어지길 요청했다.

이 변호사는 “극우적 기독교인 전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라는 교단연합단체 대표 타이틀을 달고 교회와 기독교인들과 광화문집회에 대거 동원하면서 오랫동안 ‘비정치적 기독교’ ‘경건주의 기독교’를 표방하던 한국교회 주류의 많은 현직 및 원로 목사까지도 결집했다”며 “이들이 전 목사의 극단적 정치활동을 지지하면서 ‘욕하는 기독교’가 크게 세력을 얻고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8월 15일에는 구속기소됐다가 병보석 중이던 전 목사와 사랑제일교회가 정치적 극우세력과 함께 광화문 집회를 개최하면서 우리나라에 코로나19를 재확산 시키는 위기의 진앙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도 전 목사는 코로나19 사태의 위험을 공공연히 부인하며 8.15대중집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욕하는 기독교’의 위력을 보여주려고 했다”며 “그러나 코로나19에 확진돼 입원하게 되면서 ‘보수의 영웅’이 아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는 극적인 사태가 전개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이것이 국민의 안전과 위험을 무시하고 자신의 정치적 욕망만을 추구하다가 나라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고, 한국 개신교회 전체를 무분별한 사회적 위험세력으로 전락시킨 전광훈 사태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로 인해 한국 개신교회의 사회적 평판이 크게 떨어지게 된 것은 안타까운 결과지만, 이제 고치지 않으면 망한다는 각성을 줬기 때문에 본질적으로는 오히려 반가운 일”이라며 “전광훈 사태를 통해 ‘자기사랑의 기독교’의 벌거벗은 모습이 드러났으니, 이제는 ‘자기부인의 기독교’를 다시 배우고 회복해 나가야 한다. 구체적인 답을 찾고 실천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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