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 스틸컷 (출처: 영화 ‘미나리’ 홈페이지)ⓒ천지일보 2021.4.12
영화 ‘미나리’ 스틸컷 (출처: 영화 ‘미나리’ 홈페이지)ⓒ천지일보 2021.4.12

영미권의 최고 권위 영화제 중 하나 

따듯·진실함에 현지 언론 극찬
 

美 시상식, 6개 부문 후보 올려져

낯선 미국 땅의 삶 잘 담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한국이 세계 영화계에 새로운 한 획을 그었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다. 이는 한국 배우로서 최초요, 아시아인으로도 처음이다.

◆한국 여배우 연기상 최초

한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는 11일(현지시간) 런던 로열 앨버트홀에서 개최한 ‘2021 영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올해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상자들이 화상으로만 출연했다. 영어로 수상 소감을 준비한 윤여정은 “한국 배우 윤여정입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후보로 지명돼서 영광이다”라고 했다가 “아니, 이제 후보가 아니다”라며 감격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윤여정은 최근 타계한 에든버러 공작(필립공)을 추모한 후 “모든 상이 의미 있지만 이번엔 특히 ‘고상한 척한다’고 알려진 영국인이 나를 좋은 배우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고 영광이다”라며 재치 있는 멘트를 준비해 폭소와 박수를 이끌어냈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시상식이다. 영미권 최고 권위 영화제 중 하나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결과를 가늠해볼 수 있는 ‘오스카 전초전’으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 ‘미나리’는 영국 아카데미상에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캐스팅상’ 6개 부문에서 후보로 올랐지만 아쉽게 1개 부문 수상에 그쳤다.

이번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은 ‘종말’의 니암 알가르, ‘어느 소녀 이야기’의 코사 알리,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의 도미닉 피시백, ‘카운티 라인스’의 애슐리 매더퀴 등이 함께 후보로 지목됐다.

◆미국 아카데미상 수상 가능성↑

한국영화TV예술아카데미에서는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작품상,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오리지널 각본상 등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외국어영화상과 오리지널 각본상을 받았다. 박찬욱 감독도 ‘아가씨’로 2018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24일 개막한 영국 대표 영화제 중 하나인 ‘제17회 글래스고 영화제’에서는 ‘미나리’가 개막작으로 선정돼 온라인으로 상영됐다.

현지 언론 BBC는 영화 리뷰에서 ‘미나리’에 만점을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영화에 따뜻함과 진실함이 가득 담겨있어 어디에서든 관객들의 마음에 닿을 것이다”라고 극찬했다.

윤여정은 일주일 전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배우조합상(SAG)을 받았다. 여기서는 여우조연상에서 마리아 바칼로바(보랏2), 글렌 클로스(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먼(더 파더), 헬레나 젱겔(뉴스 오브 더 월드)을 포함한 배우들과 맞붙었다. 이처럼 SAG은 물론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까지 수상해 미국 아카데미상까지 수상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25일 열린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갱상, 남우주연상, 음악상까지 6개 부문 후보에 올라있다.

한편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 감독 정이삭 감독의 연출작이다. 특히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져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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