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0년 단기금융시장 리뷰’
CP 증가폭 크게 줄어 성장세 둔화
단기사채, 2013년 이후 첫 감소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시장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금융기관과 기업들의 단기적인 자금조달이 빡빡해진 것이다. 특히 단기사채는 2013년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우리나라의 단기금융시장 규모는 363조 2000억원이다. 이는 전년보다 8조 3000억원(2.3%) 증가한 규모다. 다만 52조 9000억원(17.5%) 증가했던 2019년에 비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됐다.
단기금융시장은 콜, 환매조건부채권(RP), 기업어음(CP), 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통상 만기 1년 이내의 금융상품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이번 조사는 콜, 기관 간 RP, 시장성 양도성예금증서(CD)·은행 간 CD, CP, 단기사채 등 5개 시장으로 한정해 분석했다.
단기금융시장 규모 성장세는 2016년 31조 8000억원, 2017년 27조 3000억원, 2018년 24조 8000억원으로 둔화됐다가 2019년 52조 9000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다 2020년에는 전년 대비 8조3000억원으로 성장세가 예년보다 대폭 축소됐다.
지난해 CP 발행 잔액은 전년 말 대비 2조 9000억원 늘어난 185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전보다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증가폭의 축소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2019년 26조 2000억원 증가에서 지난해 3조 4000억원 감소한 것의 영향을 받았다.
CD는 코로나19에 대응한 정부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예대율 규제 완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말보다 3조 3000억원 감소한 10조원에 그쳤다. 단기사채는 같은 기간 5조 7000억원 감소한 48조 9000억원으로, 유동화 단기사채(ABSTB)뿐만 아니라 일반기업, 금융기관 단기사채가 모두 줄면서 제도 도입 후 첫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RP는 13조 8000억원 증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정부의 기일물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익일물 비중이 96.6%로 전년보다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담보별로는 국채가 56.65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콜 시장은 외은지점의 콜차입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 늘어난 12조 1000억원을 기록, 증가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