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 활용 제품 등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8월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 활용 제품 등 전시품을 관람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선제적 투자·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

지난해 합산 매출액 12조 3574억원, 영업이익 4048억원

지주사 효성, ESG활동 강화로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은 위기 속 새로운 가능성과 시장을 모색 중이다. 한국의 대표 소재기업 효성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딛고 2020년 한 해 동안 선제적 투자와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 육성을 통해 영업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효성중공업㈜ 4개 계열사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약 12조 3574억원, 영업이익은 약 4058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세계 주요국가 생산시설의 셧다운과 전방산업 부진 등을 감안할 때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는 평가다.

효성그룹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 다수의 세계 1위 제품으로 쌓아온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소재를 개발하고, 선제적·역발상적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VOC(Voice of Customer) 중심의 경영철학을 통해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친환경으로 효성의 지속가능성을 보여주며 신규사업을 통해 코로나 위기의 파고를 넘고 있다는 평가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변화 속에서도 혁신과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야한다”면서 “환경을 생각하고 고객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효성그룹의 각 계열사는 ▲VOC(Voice of Customer)를 기반으로 한 고객가치경영 ▲품질과 서비스로 브랜드 가치제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책임경영 실천 ▲IT 기술 기반으로 한 DATA 중심경영 실천 ▲지속가능 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ESG경영까지 5대 경영방침에 따라 기존 사업을 확대하거나 신규사업을 진행하며 효성의 프리미엄 브랜드화를 이뤄나갈 계획이다.

지주사인 효성의 지난해 매출액 및 지분법 손익은 2조 7826억원, 영업이익은 1388억원이다. 자회사들의 투자와 신사업이 구체적으로 실행되면서 효성의 주가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효성은 주당 5천원의 고배당 기조를 올해에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올해 ESG 활동을 강화해 지배구조를 개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또한 조현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경영과 효성캐피탈 매각 등으로 확보한 현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할 방침이다.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제공: 효성)
효성티앤씨 터키스판덱스 공장 전경. (제공: 효성)

◆효성티앤씨, 코로나19에도 ‘호실적’… 스판덱스의 힘

지난해 매출액 5조 1616억원, 영업이익 2666억원의 실적을 달성한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문화의 확산으로 실내복 운동복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스판덱스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급증하면서 덩달아 효성그룹의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 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시장 기대치(1470억원)을 상회하는 18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2021년까지 터키 스판덱스 공장에 600억원을 투자, 2만 5천톤을 증설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브라질에도 400억원을 투자해 스판덱스 생산능력 1만톤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늘어나는 이지웨어(착용감이 편안한 의류)의 수요에 따라 이지웨어에 필수적인 스판덱스 섬유에 대한 과감한 선제적∙역발상적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효성티앤씨 외에는 연말까지 유의미한 글로벌 스판덱스의 공급증가가 없어 타이트한 수급 여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효성티앤씨의 터키와 브라질 증설이 완료되면 각각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패션시장과 글로벌 섬유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티앤씨는 사내에 ‘패션디자인센터’를 설립해 고객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고객이 원하는 바를 소재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또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섬유에 반영하고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섬유 업체에서 패션트렌드까지 제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올해에도 고객 목소리를 반영, 친환경 섬유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친환경 기업으로서 트렌드를 선도할 계획이다. 패션브랜드와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추구하며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효성티앤씨는 친환경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지난달 페트병에서 뽑아낸 재활용 섬유와 무농약 면화로 만든 면으로 된 티셔츠를 ‘G3H10’이라는 브랜드로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의류 수요가 감소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원단, 봉제 업체들과의 협업으로 옷을 생산했다. 향후 지속적인 제품출시로 중소협력사들과의 협업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타이어코드. (제공: 효성)
타이어코드. (제공: 효성)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등 신소재로 미래 대비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분야에서 전세계 5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효성첨단소재는 지난 한 해 매출액 2조 3946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주요 글로벌 자동차 생산공장 셧다운은 타이어코드, 안전벨트, 에어백용 섬유 등 자동차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효성첨단소재의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으나, 지난해 4분기부터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개선이 시작됐다.

효성첨단소재는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 7022억원, 영업이익은 -2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한 분기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내며 빠른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지난해 미뤄두었던 신차출시를 앞 다퉈 계획하고 있어 효성첨단소재의 실적회복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타이어보강재의 실적과 가동률 개선으로 전년 동기 실적(285억)과 시장 기대치(430억원)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최근 효성첨단소재의 ‘OPW(One-piece Woven)에어백’이 아마존(Amazon)의 완전자율주행차량 ‘로보택시(robotaxi)’에 2022년부터 적용된다는 소식도 실적에 긍정적이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안전은 핵심요소이므로 효성첨단소재의 에어백은 서로 마주보는 4개 좌석에 장착된다. 에어백은 천장에서 터져 내려와 90도 형태로 전개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자체기술로 개발한 탄소섬유, 아라미드 등 신소재에 대한 투자로 미래를 대비하며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2028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자해 연산 2만 4천톤의 탄소섬유를 생산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1/4 수준인 ‘꿈의 첨단소재’다. 최근에는 수소차 연료탱크의 핵심소재로 수요가 늘고 있어 수소경제 활성화와 함께 올해 본격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산업용 신소재 아라미드의 증설을 위한 투자도 결정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울산 아라미드 공장에 총 613억원을 투자해 2021년까지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규모를 연산 1200톤에서 3700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도와 내열성, 내약품성이 뛰어나 방탄복과 방탄헬멧 등 방위산업과 광케이블의 보강재, 자동차용 호스 및 벨트, 건축용 보강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8월 완공한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설치 모습. (제공: 효성)
효성중공업이 지난해 8월 완공한 정부세종청사 수소충전소 설치 모습. (제공: 효성)

◆효성중공업, 수소충전소·초고압변압기 사업에 집중

국내 수소충전시스템 시장을 리딩하고 있는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매출액 2조 9840억원, 영업이익 441억을 기록했다. 수익성 중심 운영을 통한 차입금 상환, 부채감소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지난해 2분기 흑자전환 이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올해 2월 린데그룹과 조인트벤처(JV)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3년까지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여㎡(약 1만여평)에 연산 1만 3천톤 규모(승용차 10만대 사용 가능 물량)의 세계 최대 액화수소 공장을 신설하고 액화수소 생산, 운송 및 충전시설 설치와 운영을 망라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건립에 필요한 자재공급, 생산, 조립, 설치에 이르는 토털솔루션을 제공한다. 설치면적이 경쟁사 대비 적고 압축기 내구성이 좋으며 안정성이 우수한 것이 강점이다. 2008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총 18군데에 수소충전소 설비를 납품,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9년 인수한 미국 테네시주의 초고압변압기 공장을 통해 미국 초고압변압기 시장 공략에도 집중한다. 효성중공업은 미국의 전력소비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전력 인프라 노후화로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초고압변압기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 중이다. 또한, 최근 텍사스주의 대규모 정전 사태로 효성중공업의 ESS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프로필렌(PP). (제공: 효성)
폴리프로필렌(PP). (제공: 효성)

◆효성화학, 백신 주사기용 PP 등 신소재·신사업 기대

효성화학은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늘어난 일회용 포장용기에 쓰이는 PET필름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TAC필름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매출액 1조 8172억원, 영업이익 609억원을 기록했다. PET와 TAC필름의 수요와 반도체 세척용 특수가스인 NF3의 수요는 올해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효성화학의 2021년 1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의 기대치(261억원)를 훨씬 웃도는 42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시작으로 백신 주사기용 PP의 수요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주사기용 PP 시장규모는 연간 1.1만톤으로 효성화학은 현재 약 65%의 국내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올해 주사기용 PP 판매량을 지난해 2만톤보다 5천톤 증가한 2만 5천톤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해 움츠러들었던 기업들의 생산시설 투자가 올해에는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장 건설에 쓰이는 산업용 파이프 소재인 PP/DH 사업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효성화학이 세계 최초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친환경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폴리케톤도 지난해 전년 대비 50% 이상 판매고를 늘리며 꾸준히 성장 중이다. EU의 탄소규제가 강화되면서 일산화탄소를 원재료로 하는 신소재 폴리케톤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