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를 설립한 일론 머스크가 뇌에 컴퓨터 칩을 심은 원숭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영상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원숭이가 조이스틱 등 게임 조작 도구 없이 생각만으로 간단한 비디오 게임을 하는 장면을 담은 뉴럴링크의 실험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9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뉴럴링크는 인간이 머릿속 생각만으로 각종 전자기기를 다룰 수 있도록 뇌 이식용 칩을 개발 중이며, 최근 페이저라는 이름의 9살 원숭이를 대상으로 초기 실험을 진행했다.

뉴럴링크는 원숭이에게 화면상의 막대를 조종해 움직이는 공을 받아내는 '퐁'이라는 비디오 게임을 학습시켰다. 비디오 게임 화면 앞에 빨대를 꽂아 바나나 스무디를 주는 방법으로 원숭이가 게임을 배우도록 했다.

뉴럴링크는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사용해 게임을 하는 동안 뇌에 심은 컴퓨터 칩을 통해 뇌 신경에서 전해지는 각종 정보를 디코더 장치로 전송했고, 뇌 작용과 조이스틱의 움직임을 연동시키는 모델링 작업을 진행했다.

조이스틱을 붙잡은 원숭이가 손과 팔을 움직여 게임을 하는 동안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 정보를 2천개의 작은 전선과 연결된 컴퓨터 칩을 통해 데이터화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뉴럴링크는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잡지 않더라도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 정보만으로 비디오 화면상의 막대가 움직이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공개한 3분 27초 분량의 영상에서 원숭이는 조이스틱을 잡지 않고 뇌 활동만으로 화면 속 막대를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움직여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멍키 마인드퐁'(Monkey Mindpong) 실험이라고 소개하면서 "원숭이가 말 그대로 뇌 칩을 이용해 텔레파시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이번 실험을 토대로 인간 두뇌에 이식할 칩을 개발하겠다는 뜻도 거듭 밝혔다.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첫 번째 제품은 신체 마비 장애인이 엄지손가락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더 빨리 스마트폰을 이용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며 "그다음 제품은 하반신 마비 환자들도 다시 걸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뉴럴링크도 원숭이 실험 영상을 통해 "우리의 목표는 신체가 마비된 사람이 뇌 활동만으로 컴퓨터나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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