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7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당선이 확실해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8일 자정께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8

“재개발 규제 완화 소식 반갑지만

부동산 시장 보면 걱정스럽기도”

“주가 올랐지만 6개월 이후 봐야”

“당선소식에 빌라·주택 등 가격↑”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오세훈 후보가 이번 4.7 보궐선거 승리로 10년 만에 다시 서울시장으로 돌아왔다. 오 시장이 다시 서울을 이끌게 된 지금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에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시장직을 지내면서 ‘북서울 꿈의숲’ ‘동대문디자인파크플라자’ ‘광화문광장’ 등 많은 건설·부동산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또 한강 주변에 ‘최고 50층’ 한강변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 이력도 있다.

재개발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으로 서울시장직에 오른 오 시장을 두고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건설사는 신규분양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오 시장의 규제 완화 정책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A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에 집값이 무척 올랐기 때문에 재개발 등의 규제를 풀어 물량을 공급하는 것은 맞는 것 같다”면서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부동산 시장을 바라볼 때는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

재개발이 풀려 신축건물이 들어선다면 시세차익을 노리는 사람들이 신규분양에 몰려 건설사는 좋지만,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기존 건물들은 팔리지 않아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건설사 입장에서도 이렇게 불안정해 예측하기 어려운 부동산 시장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건설 현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건설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B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오 시장의 취임은 일단 긍정적인 신호”라며 “전임 시장 때는 규제가 많아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이번에 규제가 완화되면서 공급이 늘어난다면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임기가 1년이라 짧은 기간 내 이 모든 공약을 지킬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고 말했다.

C건설업 관계자도 “분명 집값은 오를 것이고 부동산이 팔리지 않는 경우가 생기겠지만, 신축의 경우에는 얘기가 다르다”며 “지난해를 돌아봤을 때도 서울 내의 신축 아파트가 미분양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시장에 대한 이런 평들이 나오는 것은 그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앞서 오 시장은 본인이 서울시장에 취임하면 1주일 안에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의 공약에는 ▲서울시 도시계획규제 혁파 ▲재개발·재건축 정상화 ▲도심형 타운하우스 모아주택 도입 ▲상생주택 등이 있다. 또 서울시에만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 7층 이하 규제 ▲한강변 아파트 35층 이하 규제 등을 폐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과 안전진단기준 완화 등을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이런 공약들 속에 건설사 관련 주가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모습이다.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건설 대표주는 15~20% 올랐다.

아울러 오 시장이 본격적으로 공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은 건설주에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 시장이 당선됐고, 공급탄력성이 떨어지는 건설 분야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전망에 따라 당분간은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수요가 있어도 공급에 5~10년이 걸리는 건설 분야 특성상 장기적인 추진이 필요한데, 이를 추진했던 경력이 있는 오 시장이 당선됨으로 사람들의 기대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다만 주가는 6개월 후의 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6개월 후에 구체적인 정책이 나와야 이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종목과는 달리 엄청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시장인 만큼 지나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부동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부동산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집값이 어느 정도는 잡힐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평가 업체 리얼하우스 김병기 팀장은 “오 시장은 예전부터 뉴타운 등의 재개발 정책으로 주택공급을 늘리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이게 워낙 대규모로 추진되다 보니 규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서울 내에 주택이 수요대비 적어 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오 시장이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아파트의 공급이 많아질수록 집값은 안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미 설문에서 오 시장이 박영선 후보를 앞지른 순간부터 서울지역의 재개발 대상인 주택·빌라 등의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면서 “서울 내의 노후 주택의 재개발 심리가 반영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아파트 시장은 이미 정점이라 약간 오르거나 상승세에 둔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빌라나 주택시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의 안정화에 대해선 “서울 내에선 주택이 늘어나 도움이 되겠지만, 주변 신도시에 대한 수요가 줄어 서울 주변의 집값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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