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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곤증, 계절의 변화로 나타나는 증상

냉이·달래·두릅 등 봄나물 효과 좋아

규칙적인 운동, 간단한 낮잠 도움 돼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4월 본격적인 봄이다. 찬란하게 핀꽃들과 함께 두둥실 기분이 좋아지지만 그것도 잠시. 오후가 되자 고개가 자연스레 책상으로 떨어지고 때로는 무기력해지기도 한다. 바로 봄과 함께 춘곤증이 찾아왔다. 과연 이 춘곤증을 이기기 위해 과거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했는지 조상들의 지혜를 빌려보자.

◆ 봄에 나타나는 피로감

먼저 춘곤증은 의학적인 용어가 아니다. 따뜻한 봄이 되면서 자주 피곤해지면서 의욕이 떨어지고 짜증이 나는 등의 현상을 춘곤증이라고 하는데 계절이 변화하면서 몸이 적응하지 못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추웠던 겨울에서 따뜻한 봄이 되면서 추위에 적응해있던 몸이 날씨가 풀리는 환경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2~3주 정도 필요하게 되는데 이때 춘곤증이 나타난다. 약 2~3주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증상은 사라지지만 지난 겨울동안 운동이 부족했거나 피로가 쌓인 경우에는 다른 이들보다 더 심하게 춘곤증을 겪을 수도 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도 춘곤증에 대해 “음식을 먹으며 피곤하고 나른해지면서 정신이 몽롱해지고 자꾸 잠이 오는 증상”이라고 하며 “비가 허약하기 때문”이라고 적혀있다.

◆제철음식으로 몸에 활력을

과거 조상들은 자연의 순리와 함께 춘곤증을 이겨냈다. 추수의 계절 가을이 지나면 겨울에는 부족했던 체력을 비축하면서 다음해를 준비했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대인들은 계절뿐만이 아니라 밤낮가릴 것 없이 과거의 조상들보다 활동량이 늘면서 춘곤증을 더 겪게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조상들은 어떻게 춘곤증을 이겨냈을까. 바로 제철음식을 통해 몸의 원기를 회복했다. 제철음식으로는 봄나물을 예로 들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냉이, 달래, 두릅 등이 있다.

냉이는 특유의 향기가 있고 쌉쌀한 맛이 특징이다. 이른 봄에 수확되는 냉이는 무침, 국, 전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특히 냉이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이 많아 기력 회복에 큰 도움을 준다. ‘동의보감’에서는 냉이로 국을 끓여먹으면 피를 간에 운반해 주고, 눈을 맑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냉이와 함께 봄나물로 손꼽히는 달래는 ‘작은 마늘’로 불리는데 매운맛과 상큼한 맛을 갖고 있다. 생김새는 양파와 비슷한 알뿌리를 가졌고 잎은 쪽파와 비슷하다. 달래 역시 나물, 전, 국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을 많은데다 특히 철분이 많다.

거기다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이 함유돼 있어 춘곤증으로 무기력해진 입맛을 돋우며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오신채(五辛菜) 중 하나로 달래를 꼽을 정도로 원기회복에 뛰어나다.

다만 가열해 조리를 하면 영양소에 손실이 나타나 가능한 생채로 먹는 것이 좋으며 유럽 등에서는 달래로 샐러드를 많이 해 먹는다. 고기의 섭취량이 많은 한국인들에게는 달래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고기와 함께 먹으면 건강하게 고기를 먹을 수 있다.

‘봄나물의 제왕’으로 불리는 두릅은 향긋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다. 단백질과 비타민, 섬유질이 많아 다이어트와 당뇨 예방에도 좋은 두릅은 봄철에만 만날 수 있다. 봄이 지나면 잎과 가시가 억세져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두릅에는 특히 쓴맛을 내는 사포닌이 들어있는데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하지만 냉한 기질을 갖고 있어 많이 먹을 경우 설사나 배탈을 유발하기도 한다. 보통 두릅은 끓는 물에 살짝 체셔서 먹는데 이러면 비타민C가 파괴되는 것을 줄일 수 있으며 간단하게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음식 외에도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운동 역시 건강한 봄을 위해서 필요하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근육과 혈관을 위해 유산소 운동을 1주일에 3회 이상 하는 것이 좋으며 간단한 산책 역시 도움이 된다.

또 잠이 밀려드는 오후에 잠깐 눈을 붙이는 것도 춘곤증을 이기는데 좋다. 다만 낮잠을 자는 경우 20분을 넘기면 신체리듬이 불안해지기 때문에 더 피곤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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