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본관.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 2021.1.15
한국마사회 본관. (제공: 한국마사회)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 의혹을 부인해왔던 한국마사회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마사회는 깊이 반성한다며 사과와 함께 내부적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JTBC는 작년 2월 코레일과 한국마사회 등의 공공기관이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단 의혹을 연속 보도했다. 보도 직후 코레일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국토교통부로부터 감사를 받았다. 반면 한국마사회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감사원이 지난해 6월부터 7월까지 마사회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고, 최근 감사 결과를 확정한 결과,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감사원의 한국마사회 기관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각 지사장, PCSI 조사대응 실무자와 회의를 거쳐 우호 고객을 통한 설문조사 우수평가 유도 등을 골자로 한 ‘PCSI 조사대응 지침’ 등을 마련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는 통상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지표에 반영되는데, 임직원들의 성과급 지급기준으로도 활용된다.

마사회는 당시 회의에서 각 지사장과 청원경찰 등 실무자에게 가족과 지인 등 마사회에 우호적인 고객을 미리 섭외토록 하고, 이들을 조사 당일 객장 뒤편에 배치한 후 긍정적 질문엔 ‘10점’ 만점을, 부정적 질문엔 ‘0점’을 표기토록 하는 등의 지침을 내렸던 것이다.

또한 마사회는 고객만족도 조사가 시작되기 직전 고객만족도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주간사업자로부터 조사 일정을 미리 입수해 각 지사의 조사 대응 실무자들과 공유했다.

이에 따라 고객만족도 조사 당일 각 지사마다 우호 고객 20여명 정도가 배치됐고, 실사업체 조사원이 방문하면 마사회 직원은 조사원을 미리 섭외한 우호 고객에게 안내하거나, 우호 고객이 모여 있는 객장 뒤편으로 유도했다. 또 직원들은 평가를 잘못 받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며 동정심을 유발해 조사원을 우호 고객에게 유도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사에서는 직원의 가족과 지인까지 동원해 조사에 응하도록 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또 마사회는 CCTV에 촬영된 조사원의 캡처 사진을 수집해 조사원의 동선 등을 분석한 후 이에 따른 대응 요령을 공유하기도 했다.

또한 외국인의 경우 내국인과 달리 마권 구매 한도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등 베팅 조건을 불공평하게 운영해 왔으며, 이사회 의결도 받지 않은 채 경마유관단체에 운영비 3억원을 편법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이 같은 비위 사실에 따라 해당 직원의 정직과 문책 등 징계처분을 내릴 것을 마사회에 주문했다. 또 기획재정부에는 마사회 경영평가 등급 재조정 등의 조치와 함께 조사 주간사업자에 대한 입찰참여 제한 등 제재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천지일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감사결과에 동의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경쟁성을 완화하고 더욱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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