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증시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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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1년새 80% 늘어나

코로나19로 헬스케어 관심도↑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 급증

주식비중 확대 계속될 전망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을 기점으로 증시를 뜨겁게 달군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상장사에 투자한 소액주주가 1년 만에 8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해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 동학개미들은 언택트·의약 등의 관련업종 테마주에 주로 많이 투자했으며, 개별 종목으로는 우량주 위주로 투자했다.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시대의 관심으로 인해 언택트·의학 업종과 우량주에 대한 투자 인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가 국내 상장사 중 2019년과 비교 가능한 2041개 기업의 소액주주 수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총 4493만 684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말 2502만 4942명에 비해 79.6%(1991만 1905명) 증가한 수치다.

소액주주는 의결권이 있고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1에 미달하는 주식을 소유한 주주를 말한다. 이 가운데 코스피 상장 기업 752개 사의 소액주주 수는 작년 말 기준 2551만 3337명으로 전년 말(1378만 1858명) 대비 85.1%(1173만 1479명) 늘었다.

같은 기간 코스닥 등록 기업 1289개 사의 소액주주도 2019년 1124만 3084명에서 지난해 1942만 3510명으로 72.8%(818만 426명)나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코스피 기업의 경우 포털 등 서비스업의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작년 말 기준 서비스업의 소액주주 수는 총 252만 2641명으로 전년(103만 6201명) 대비 143.5%(148만6440명) 증가했다. 네이버가 4만 3622명에서 42만 6807명으로 1년 새 878.4%(38만 3185명) 늘었다. 카카오도 12만 9632명에서 56만 1027명으로 332.8%(43만 1395명) 증가했다.

업종 증가율 2위는 전기전자로 137.4%(275만 2017명) 늘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2019년 말 56만 8313명이던 소액주주가 지난해 말 215만 3969명으로 279%(158만 5656명)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반도체와 가전 시장이 호황을 보인 데다 삼성전자의 배당정책 확대로 동학개미들이 대거 주주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에너지솔루션은 2만 8710명으로 1년 전보다 398.9%(2만 2955명) 늘어 전기전자 업종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코로나19 특수로 의약품(123.4%)과 운수창고업(119.7%) 업종도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인기업종이었다. 의약품에서는 신풍제약(859.1%)과 종근당바이오(439.1%)가, 운수창고업에서는 대한항공(346.2%)과 CJ대한통운(164.7%) 등이 소액주주가 많이 늘었다.

삼성전자가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0.3.18
삼성전자가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 김현석 대표이사(사장), 고동진 대표이사(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김기남 대표이사(부회장)가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0.3.18

코스닥에서는 기계·장비 업종이 2019년 64만 5695명에서 지난해 127만 8529명으로 98%(63만 2834명)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인터넷(97%)과 반도체(92.8%), 화학(87.2%), 제약(85.9%)도 증가율 상위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소액주주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역시 삼성전자였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한 지난해 3월 이후 개미들이 집중 매수에 나섰다. 이어 현대차가 2019년 14만 1067명에서 지난해 58만 1803명으로 44만 736명이 증가해 2위를 차지했고, 카카오(+43만 1395명), 네이버(+38만 3185명), 대한항공(28만 3018명 증가)도 소액주주가 많이 늘었다.

코로나19가 계속 장기화 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언택트와 의학 테마주는 소액투자자들로부터 당분간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또한 상장폐지 불안감으로 인해 우량주에 대한 선호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사업보고서 제출이 마감된 가운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장사가 49곳이나 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8곳이, 코스닥에서는 41곳이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년 20개 이상의 회사들이 부도나고 상장폐지가 되기 때문에 업종별 1위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백신이 국민에게 다 보급되려면 내년 정도는 돼야 하므로 의약품과 언택트 종목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언택트는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산업들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언택트라는 것도 결국 4차산업혁명의 중요한 방향성의 하나로 인식해볼 수 있는데, 언택트를 이전에 논의됐던 IT, 전기차, 자율주행, 드론 등의 산업으로 범위를 넓혀 확장한다면 주식시장에서의 비중 확대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가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도를 크게 끌어올렸는데,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는 향후에도 언제든지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바이오 및 헬스케어의 관심도 역시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2.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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