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확진 543명, 5일째 500명대(서울=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500명대 중반을 나타낸 4일 서울역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543명 늘어 누적 10만5천279명이라고 밝혔다.
 서울역에 설치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출처:연합뉴스)

수정교회 누적 확진 164명

질병 치료 종교의식 과정서 

신체접촉 등 방역수칙 어겨

명부 작성도 정확하지 않아

추가 감염자 발생도 우려

 

또 방역 위반 감염 사례에 

시민들 분노 “진짜 지독하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에 발생한지 1년이 훌쩍 지났지만 매일 400명 안팎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등 감염 확산세가 줄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속에서 전 국민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 또다시 교회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각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국 각 지역의 ‘수정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확진자는 총 164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31일 최초 확진자 1명 발생 이후 4일 63명에 이어 5일 5명, 6일 30명이 추가 확진되는 등 수정교회 관련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역별로 ▲서울 35명 ▲대전 32명 ▲전북 23명 ▲경기 31명 ▲경북 21명 ▲대구 17명 ▲충남 2명 ▲전남·광주 각 1명이다.

수정교회는 ‘자매교회’ 형식으로 전국 각지에 있다. 이 교회는 전국 13곳에 지교회를 두고 종교 활동 외에도 서울, 하남, 횡성,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 치유 집회를 열어왔다. 최대 70여명이 모여 함께 숙식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수정교회 관련 확진자가 전국 각지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서울시에서는 총 3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최초 확진자(대전시)를 비롯한 일부 교인이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 예수비전치유센터 서울수정교회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면서 집단감염이 번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역학조사 결과, 교회 이용자들이 장시간 체류하면서 찬송가를 부른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많은 비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교회 방역 수칙에는 성가대 운영은 금지돼 있지만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허용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일부 교인이 간식 등을 함께 나눠 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에 있는 교회에서도 3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 교회 등록 교인이 45명이라고 알려진 것을 놓고 봤을때 절반 이상의 교인이 감염된 것이다. 이 교회 확진자는 전북 전주, 강원 횡성 등에서 교회 모임과 예배에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4.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부활절인 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대면 예배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1.4.4

전주와 군산에서도 같은 교회 교인 등 20명이 감염됐다. 지난달 25, 26일 전주에서 열린 치유, 은사 집회 참석자를 비롯해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이다. 

대구에서도 방역 수칙을 어긴 채 집회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전날 발생한 확진자 17명 가운데 9명이 수정교회 관련자로 분류됐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대구 수정교회에서는 매주 일요일 정기예배 외에도 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다른 지역 교인들과 함께 집회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집회 기간 동안 전국에서 모인 교인들은 함께 숙식을 하며 안수기도를 하는 등 밀접한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명부 작성도 정확하지 않아 숨은 감염자가 추가 발생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경기도에서는 수정교회 관련 누적 31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같이 단기간 내에 지역 간 전파가 이뤄진 것은 각 지교회의 교인들이 다른 교회에 번갈아 가면서 종교 활동을 하고 모임을 한 것이 원인이 됐을 것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29~30일 강원 횡성 지역에서 있었던 집회 형태의 수양회와 새 교회가 개소하는 시기에 맞춰 많은 교인들이 모여 숙식을 활동한 것으로 1차 조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교회를 매개로 한 감염이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방역 당국은 수정교회 자매교회 관련 방문자는 보건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한국교회는 그간 ‘집단감염의 온상지’로 지목돼왔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전체 집단감염 사례(45.4%) 중 33%는 종교시설이었다. 특히 집단감염이 발병한 교회 대부분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이번 집단감염 사태도 방역 수칙 미준수로 인한 것으로 알려지자 시민들의 공분이 커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관련 기사에는 “교회 정말 지긋지긋하다” “교회 다니는 인간들 진짜 지독하다” “바이러스의 숙주” “민폐의 온상이 된 교회” “돈 버는데 급급한 교회” 등의 글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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