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020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1.29.
이광철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이 2020년 1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 관련 수사를 받기 위해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1.29.

이규원·차규근 등 불법 출금 의혹 관련자들과 통화 파악

성접대 의혹 핵심인물 윤중천 면담보고서 관여여부 주목

‘보고서 윤석열 별장 관련 언급은 이규원 질문’ 의혹도

4.7 재보궐 선거 이후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소환 전망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사건에서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이름이 연일 거론되며 이른바 ‘청와대 기획 사정’설이 자꾸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의혹을 받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은 전날 이 비서관을 통해 당시 검찰과거사위원회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 이규원 검사와 통화한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자신이 검찰 조사에서 ‘이 검사가 출금 요청 관련 서류를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는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 시킬 2019년 3월 당시 이 비서관은 민정비서실 선임행정관이었다. 또 이 비서관과 이 검사는 사법연수원 동기(36기)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접대를 포함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성접대를 포함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2019년 5월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5.16

차 본부장과 이 검사가 통화한 이후 이 검사는 김 전 차관이 무혐의 처분됐던 사건번호 하나를 이용해 출국금지 요청을 했고, 차 본부장은 이를 묵인·방조했다는 의혹이다. 차 본부장은 2019년 3월 19~22일 177차례에 걸쳐 김 전 차관의 개인정보 조회 내용을 보고한 혐의도 받는다.

이에 따라 수원지검 형사3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비서관의 이름은 김 전 차관 성접대 혐의의 핵심인물 건설업자 윤중천씨 면담보고서 관련 의혹에도 등장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변필건 부장검사)는 이 검사와 이 비서관의 통화 내역을 확보했다.

이 검사는 이 비서관과 통화를 전후해 윤씨 면담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알려졌는데, 이후 검찰과거사위가 이 검사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경찰에 외압을 수사했다고 봤다. 또 윤갑근 전 고검장이 윤씨와 골프와 식사를 함께하는 접대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뇌물을 건네고 성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게 뇌물을 건네고 성접대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업자 윤중천(58)씨가 2019년 5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2

하지만 중앙지검 형사1부는 대검과 중앙지검 압수수색에서 이 검사의 면담보고서 초안과 최종본을 확보해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난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차이가 이 비서관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곽 의원은 당시 버닝썬 의혹 관련 빅뱅의 전 멤버 가수 승리의 카카오톡 단체대화방 멤버에 ‘경찰총장’이라 불리던 윤규근 전 총경(당시 청와대 근무)에 대한 연루 의혹 등을 무마하기 위해 청와대가 김 전 차관 의혹을 부각하는 ‘기획 사정’을 시도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아울러 곽 의원은 한 언론 통화에서 민갑룡 경찰청장이 2019년 3월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에서 ‘김학의 동영상에 나오는 남성이 육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을 두고 윤 전 총경이 이 비서관에게 ‘민 청장이 발언을 잘했다’는 식의 문자를 보내고, 이 비서관은 ‘더 세 개 했어야 했다’는 취지의 답을 보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1.1.19

곽 의원은 이게 김 전 차관 사건을 부각하려는 청와대의 개입 증거라고 보고 있다.

이 검사의 윤씨 면담보고서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언급된 부분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 검사가 당시 윤석열 검사장이 윤씨의 강원도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냐고 묻는 게 윤씨가 답변하는 것처럼 면담보고서에 기재됐다는 의혹이다.

윤 총장이 윤씨 별장에 갔다는 내용의 보도가 이뤄지며 윤 총장이 해당 언론사를 고소하기도 했다.

이 비서관에 대한 의혹이 계속되는 만큼 4.7 재보궐 선거 이후 검찰 소환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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