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제공: LG전자)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 (제공: 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7월 말로 종료

미래 성장사업에 그룹 역량 집중 예상

‘전장·가전·AI’로 모바일 빈자리 채울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로 결정하면서 전장부품, 가전, 인공지능(AI), 로봇 등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주력하는 미래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LG전자는 전날(5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31일자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5년 2분기 이후 23분기 연속으로 영업 적자를 냈다. 누적 적자는 5조원대였다. 스마트폰이 가전을 비롯해 전기차와 미래형 모빌리티의 허브 역할을 하기 때문에 LG전자는 쉽게 사업을 접지 못했다.

26년간 이어온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미래 성장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강력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취임 이후 돈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신사업 투자에 주력했던 구 회장의 경영 철학이 다시 한 번 증명이 된 셈이다.

구 회장은 취임 직후인 2018년 9월 LG서브원의 소모성 자재 구매 대행 사업 부문을 분할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왔다. 불필요하거나 과도한 적자를 내는 사업들을 과감하게 정리하면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실제로 구 회장은 연료전지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사업, 전자결제 등 적자 사업의 과감한 철수를 선언했다. 다만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하기로 했다.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이어나간다는 것이다.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철학과 신성장 사업을 위한 과감한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해석된다.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사업 중심 사업구조 재편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오른쪽) LG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LG)
구광모(오른쪽) LG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제공: LG)

특히 LG전자가 이번 스마트폰 사업 철수하면서 주력 핵심 사업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 사업의 빈자리는 전장과 가전, AI 중심으로 채울 전망이다. 전장은 LG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미래 사업이다. 2018년 8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 인수를 시작으로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온 LG전자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함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알루토’를 출범했다. 또 오는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1조원대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또한 LG는 기존에 강점을 가진 가전 사업에 대해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 사업 ‘LG 씽큐’ ‘webOS’ 등을 강화해 글로벌 가전업계를 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바일 사업 철수를 통해 LG전자의 대규모 적자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체질 및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보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향후 전장, AI, 로봇 등 분야에서 인수합병(M&A), 전략적 협력 등 추가적인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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