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인규, 겸손이 뭔지 모르는 사람"

(서울=연합뉴스)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놓고 검찰과 노 전 대통령측간에 해묵은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당시 사건 변호를 맡았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펴낸 `문재인의 운명'에서 "검찰은 박연차 회장의 말이 진실이라고 뒷받침할 증거를 전혀 갖고 있지 않았다"며 당시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변호사를 향해 "대단히 건방졌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다.

이에 이 변호사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무수한 증거가 수사기록에 많이 남아 있으니 (문 이사장측이) 그렇게 자신 있으면 수사기록을 공개하면 될 것"이라며 반박하자 문 이사장은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등 양측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문 이사장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뉴저지내 주택 구입 사실을 언급한데 대해 "이미 다 나온 내용을 들어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문제는 노 전 대통령이 알았느냐 여부인데, 알았다는 것을 입증할 증거가 없으니 (검찰이)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수사 기록은 우리 손에 있는 게 아니다. 우리가 비공개 신청을 했느냐"며 "택도 없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변호사가 노 전 대통령 소환 조사 당시 "예우를 다 했다. 공손하게 잘 모셨다"고 말한 데 대해 "겸손이 뭔지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이 변호사는) 겸손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 친노 핵심 인사도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 무리한 수사에 대해 반성을 하기는 커녕 궤변만 늘어놓고 있는 것은 사자(死者)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이러니 대검 중수부 폐지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내사가 종결된 사안인만큼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면서도 "박 전 회장의 진술을 근거로 기소한 사건 21건 중 19건이 유죄로 인정된 점만 봐도 무리한 수사가 아니라는 반증"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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