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경지역 경계 삼엄.."中, 대대적인 탈북자 검거활동"

(선양=연합뉴스) 지난 3월 중국 다롄(大連)에서 탈북자 6명이 한국으로 밀입국한 이후 북한과 중국이 변경지역 경계와 탈북자 단속을 대폭 강화한 가운데 최근 연변에서 탈북자 14명이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연변(延邊)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연변조선족자치주 허룽(和龍)시 공안국이 지난달 말 탈북자 14명을 검거했다.

중국에서 한꺼번에 14명에 달하는 대규모 탈북자가 검거된 것은 최근 수년 사이 처음이다.

허룽시 공안국은 허룽에서 활동하던 탈북 조직을 적발, 수사를 확대해 두만강 상류를 통해 밀입국한 뒤 허룽(和龍)과 옌지(延吉)에서 숨어지내던 탈북자들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변 현지 매체인 연변조간도 지난 10일 "허룽시 공안국이 한 건의 비법 월경조직사건을 해결하고 비법 월경해 허룽과 옌지의 주민 집에 숨어있던 14명의 경외 인원을 검거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탈북자'라는 용어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허룽이 북한 접경지역이며, 중국 언론이 통상 탈북자를 '비법 월경한 경외 인원'이라고 표현하는 만큼 체포된 사람들이 탈북자들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연변 소식통들은 전했다.

허룽 일대는 북한 무산이나 회령과 인접해 있는 데다 강 폭이 좁고 수심이 얕은 두만강 상류에 위치해 있어 대표적인 탈북 루트로 지목돼왔다.

북한과 중국은 지난 3월 탈북자 6명과 조선족 3명이 다롄에서 어선을 이용, 한국에 밀입국한 뒤 북·중 변경지역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6일 북한 평안북도와 중국 단둥(丹東)시가 압록강 공동 순찰팀을 발족, 가동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5척의 선박을 이용, 압록강 유역 경계를 맡게 될 이 순찰팀은 북·중간 밀무역과 탈북자 단속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연변인터넷방송도 최근 "해외 비정부조직의 자금 지원을 받는 불법 입국 사건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연변주 공안국이 이달 초부터 불법 입국자를 제3국으로 밀입국시키는 범죄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15일 북·중 접경지역 경계 강화 상황을 소개한 르포 기사를 통해 "연변 룽징(龍井)시 싼허(三合)통상구 주민과 공안당국이 탈북자 검거를 위한 '민-경 공조 경보체제'를 가동하고 있으며 창바이(長白)현 접경지역에서는 중국은 물론 북한도 100m 간격으로 초병을 세워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북·중 접경지역에는 24시간 가동되는 감시 카메라도 곳곳에 설치됐다고 전했다.

중국의 소식통들은 "중국은 북한의 경제 사정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대량 탈북 사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다롄 밀입국 사건 이후 중국 공안과 변경부대가 접경지역 경계를 대폭 강화했으며 옌지와 단둥, 허룽 등 변경지역에서 대대적인 탈북자 검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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