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빳빳한 새 5만원권 지폐를 찾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은행에서 빳빳한 새 5만원권 지폐를 찾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 장기화에 고액권 수요↑

2월 5만원권 환수율 10% 못미쳐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상용 현금을 쌓아두는 경향 등으로 고액권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등 시중에 5만원권이 부족한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간 5만원권 발행액은 총 3조 696억원이다. 반면 시중에 유통된 이후 한은 금고로 돌아온 5만원권 환수액은 2828억원으로, 환수율은 9.2%에 그쳤다. 전월(4.1%)에 비해 높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10%도 못 미치는 규모다.

환수율은 지난해 1월에는 15.8%, 2월에는 272.5%에 달했다. 하반기인 6월 27.9%, 8월 12.1%로 떨어진 이후 9월 3.2%까지 내려가며 극심한 부족상태를 보였다. 이어 10월에는 65.9%로 회복했다가 12월 다시 10.8%로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작년 초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 금고로 돌아오지 않은 나머지 5만원권은 가계·기업·금융기관 등 경제주체들이 거래나 예비 목적 등으로 보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에 5만원권이 많이 남으면 한은에 이를 다시 수납하는데, 환수율이 낮다는 것은 초과 수납도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은행 현장에서도 5만원권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은행 ATM에는 같은 물량을 넣어두더라도 1만원권보다 5만원권이 빨리 소진돼 이용자들이 5만원권을 인출하지 못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5만원권 환수율이 낮은 이유는 먼저 권종이 비교적 최근인 2009년에야 발행돼 시중에 돌아다닌 역사가 짧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비상용 현금으로 5만원을 쌓아두는 경향도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예상보다 5만원권 수요가 크게 늘며 추석 연휴를 앞두고 시중에서 5만원권 품귀 현상이 나타나곤 했다.

한은은 “현재는 심각한 5만원권 부족 상태는 지나간 상태”라며 “앞으로도 수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조폐공사 발주 물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다. 또 “2월 중순에 설이 있었기에 5만원권 수요가 많았으나 하순부터는 환수되고 있었고, 3월은 현금이 오히려 들어오는 시기라 환수율이 큰 폭으로 올라갔을 것”이라며 “예년보다는 환수율이 낮지만 전체적으로 수급이 균형은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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