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비 부진에 2월 생산자 물가가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전월보다 0.3% 하락했고, 전년 대비로는 0.7% 상승했다. 농림수산품은 출하량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로 전월비 3.1% 하락했다. 농산물 중에선 무, 상추, 딸기 등이 크게 내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3.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DB

통계청, ‘2021년 3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농산물·국제유가 상승으로 전체 물가 상승

집세 25개월만에 최대… 월세 6년만에 급증

근원물가 1% 상승… 4개월 만에 1%대 회복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5% 오르며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과 국제유가 등이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둔화, 양호한 기상여건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는 폭은 다소 완만해졌지만 파 가격이 무려 305.8%이나 폭등하며 26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 장바구니 물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1.5% 오르며 2개월 연속 1%대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월(1.5%) 이후 1년 2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 0%대의 낮은 상승률에 머물렀다. 이후 지난 2월 1.1%, 3월 1.5%로 두 달 연속 1%대를 나타냈다.

지난달 물가는 전기·수도·가스는 하락했으나 농·축·수산물, 서비스, 공업제품이 올라 전체 상승을 이끌었다.

품목별로 상품은 1년 전보다 2.5% 올랐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13.7% 올라 2월(16.2%)에 이어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농산물은 19.2%, 축산물은 10.2%, 수산물은 1.8% 올랐다. 이는 지난해 긴 장마와 태풍 등의 기상 영향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겹쳐 작황이 부진한 탓이다.

파는 무려 305.8% 급상승해 1994년 4월(821.4%) 이후 최대폭을 보였다. 사과는 55.3%, 달걀은 39.6% 올랐다. 쌀(13.1%), 국산쇠고기(11.5%) 등 다른 농·축·수산물 항목도 올라 서민 장바구니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업 제품은 0.7% 뛰면서 지난해 3월(1.3%) 이후 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용 LPG(2.8%), 휘발유(1.8%), 경유(0.7%) 등 석유류 가격도 1.3%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3월 6.6%의 증가세를 보인 이후 1년 만에 오름세를 회복한 것이다.

도시가스(-10.3%), 전기료(-2.1%), 지역난방비(-2.6%) 등의 지표가 모두 내려가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은 5.0% 떨어졌다.

집세는 전년보다 1.0% 올라 2018년 2월(1.0%)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전세는 2018년 6월(1.4%) 이후 최대 상승률인 1.4%, 월세는 2014년 11월(0.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인 0.6%였다.

서비스는 0.7% 올랐다. 개인 서비스는 1.8% 올라 2019년 9월(1.3%)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공공서비스는 경기·인천 지역의 고등학교 등록금 무상화의 영향으로 인한 고등학교납입금 하락(-99.8%)의 영향을 받아 2.0%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중 외식물가는 1.5% 오르며 2019년 9월(1.4%)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구내식당 식사비와 생선회 등의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 외는 2.0% 올랐다. 다만 이를 전반적인 수요 회복으로 볼 수는 없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집계하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5%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상승폭은 지난해 3월 1.8% 이후 최대치다.

해산물, 채소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16.5% 상승하며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0%해 4개월 만에 1%대로 올라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0.6%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2019년 2월 1.1% 이후 2년 1개월째 0%대를 유지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3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석유류 가격 상승 전환 등의 영향으로 2월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며 “농·축·수산물의 경우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세 둔화와 양호한 기상여건에 따른 생육상황 개선 등으로 오름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4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산물 수급 여건, 국제원자재 흐름, 코로나19 전개 양상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며 지난해 낮은 물가 상승률의 기저 영향으로 일시적인 오름폭 추가 확대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부는 비축·방출과 수입 확대, 할인 행사 등을 통해 주요 농축산물의 가격·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국제유가와 곡물 등 국제원자재 가격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관련업계 지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는 등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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