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구미여자중학교 학생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꽃구경을 나온 학생들이 벚꽃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4.1

마스크 벗고 곳곳 ‘찰칵’

걸어 다니며 음식 먹기도

벚꽃 주변 카페·식당 ‘분주’

방역당국 “방문 자제해달라”

[천지일보 구미=송하나·최혜인 기자]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집에만 있다 보니 마음이 너무 답답해져서 꽃구경 나왔어요. 평일인데도 사람이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예년보다 이른 개화를 맞으면서 벚꽃길이 때아닌 풍경을 이루고 있다.

선주원남동 금오천 벚꽃길은 매년 봄이 되면 인파와 차량이 줄을 잇는 구미의 벚꽃 명소다.

지난달 31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금오천에는 평일에도 시민들로 북적였다.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가족·친구들과 곱게 핀 벚꽃을 카메라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기를 데리고 꽃구경을 하던 김은주(가명, 34, 여, 칠곡군 왜관읍)씨는 “아기와 오붓하게 꽃구경하러 나왔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붐빌 줄은 몰랐다”며 “혹시라도 봄나들이로 코로나가 다시 퍼질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금오여자중학교 학생들이 만개한 벚꽃을 만끽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1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학생들이 만개한 벚꽃을 만끽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1

금오천 벚꽃길에는 벚꽃을 구경을 나온 학생들이 사진을 찍으며 봄기운을 만끽했다. 몇몇 학생들은 금오천을 가로지르는 다리에 모여 서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 만들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금오천으로 자주 산책을 나온다는 김상섭(가명, 48, 남, 구미시 남통동)씨는 “날씨가 좋아서 운동 삼아 꽃구경을 나왔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당연해져서 코로나가 덜 무서운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벚꽃나무 아래에는 가족·친구·연인과 사진을 찍기 위해 자연스럽게 마스크를 벗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기 위해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하는 무리도 눈에 띄었다.

도량동에서 온 박해림(가명, 28, 남)씨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친구들이랑 사진을 많이 찍었다”면서도 “코로나 탓에 마스크를 벗고 찍으려니 눈치가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바람에 날리는 꽃잎을 구경하던 조재현(가명, 28, 남, 원평동)씨는 “거의 2년 만에 친구들과 꽃구경을 나왔다”며 “걸어 다니며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간간이 보여 조심스럽다”고 걱정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1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활짝 핀 벚꽃을 구경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1

금오천 주변에 있는 카페들도 벚꽃 개화와 함께 몰려든 손님들로 분주했다. 카페의 빈자리를 찾는 것이 어려워지자 다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카페에 들어가지 않고 친구들과 야외 공원 벤치에 앉아 있던 김미미(가명, 25, 구미시 옥계동)씨는 “코로나가 눈에 보이는 게 아닌데 사람이 많은 실내에서 음료를 마시다가 감염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이처럼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자 방역당국은 코로나 방역에 진땀을 빼고 있다.

한편 꽃이 빨리 핀 경남에서는 3~4월 봄철 23개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확산세가 이어지자 18개의 봄 축제가 취소됐다.

전국적인 벚꽃 축제로 유명한 경남 진해군항제를 비롯한 양산원동매화축제, 창원진해군항제, 창녕낙동강유채축제, 하동화개장터벚꽃축제도 모두 취소됐지만 상춘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몰려드는 상황이다.

창원시를 비롯한 관련 경남 시·군에서는 방문 자제 요청에도 인파가 몰려들자 취소된 축제현장에 방역부스와 안전펜스까지 설치하고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경남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 감염위험이 큰 축제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자제해주길 바란다”며 “대신 집에서 머물면서 영상으로 편안하게 봄꽃을 즐기거나 시군별 ‘비대면 안심관광지’ 16곳을 적극 활용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벚꽃을 구경 온 어린이가 부모님과 금오천 돌다리를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1
[천지일보 구미=송하나 기자] 31일 경북 구미시 금오산에서 벚꽃을 구경 온 어린이가 부모님과 금오천 돌다리를 걷고 있다. ⓒ천지일보 2021.3.31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