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 로켓추진수류탄까지 동원
유엔 안보리, 31일 소집돼 논의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쿠데타 군부에 의한 미얀마 시민들의 희생이 날로 커지고 있다. 미얀마 민주화 시위대 시민의 사망자 수가 500명을 넘어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ssistance Association for Political Prisoners, AAPP)는 이날까지 최소 51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시민단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AAPP는 현지시간 기준 29일에만 14명의 민간인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주말이었던 지난 27일엔 14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얀마 군부는 어린아이들도 잔혹하게 살해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온 지난 주말 10~16세 미성년자 6명이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막대한 인명피해에도 미얀마 군부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미얀마군은 시민들을 향해 로켓추진수류탄(RPG)까지 사용하며 살상을 자행하는 상황이다. 현지 소식을 영상으로 전하는 유튜브 채널 ‘MKP Burmese Blog’는 시민들이 모래주머니를 쌓아놓고 공성전을 펼쳤지만, 미얀마군의 RPG 공격으로 인해 모래주머니 장벽이 파괴되는 영상을 올렸다.
또 미얀마 군부는 소수민족 탄압에도 나서고 있다. 미얀마 남동부의 소수민족 세력 카렌민족연합(KNU)은 미얀마군 수천명이 이들의 지역으로 진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미얀마군에 대항하기 위해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민들과 힘을 합칠 계획이다.
영문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현지 매체 이와라디에 따르면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타앙민족해방군(TNLA), 아라칸군(AA)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폭력이 계속되면 정권의 잔인한 탄압으로부터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 다른 민족 무장 단체 및 민주화 지지자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미얀마 군을 향해 경고했다.
카잉 투카 AA 대변인은 “우리는 억압받는 사람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민간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민족 단체들이 손을 잡을 때라고 강조했다.
KNU은 벌써 미얀마군의 일부 군사기지를 제압하는 등 행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톰 앤드루스 유엔 인권 특별보고관은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미얀마의 군사 만행에 대해 반대할 수 있다. 그건 그들의 일”이라며 “안보리는 미얀마에 대한 결의안을 시급히 만들어 표결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6일에도 “미얀마 군부에 대한 강력한 국제적 압력을 필수”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도 31일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지금까지 어떤 결의안도 채택하지 못한 상황이라 유엔 회의론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