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은행)

일본 대지진, 미국 생산가동률에 영향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최근 미국 경기가 둔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3번째 경기부양책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5월 실업률은 9.1%로 4월 9.0%에 이어 두 달 연속 9%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용 지표도 부진하다. 고용이 늘어나야 소비도 증가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업률과 함께 미국 경기회복의 양대 지표인 주택지수도 악화됐다. 미국 전체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3월 138.16으로 2003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결국 금융위기 문제의 근본 원인이 됐던 주택가격이 회복되지 않아 소비가 늘어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한 바 있는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1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회견에서 미국의 재정 위기, 중국의 성장 둔화, 유럽의 채무 위기 및 일본의 대지진 충격 등을 언급하며 “이들 요소들이 결합해 세계 성장을 1/3정도로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은 경기회복을 위한 재정정책을 취하기도 어려워 하반기에도 경기부진이 이어지고 주식시장이 침체된다면 ‘3차 양적 완화’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최근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부진한 것에 대해서는 “단순한 소프트패치(soft patch, 경기회복기의 일시적 둔화)가 아니다”라며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험은 유럽국가의 재정위기에서 올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생산가동률은 일본 대지진 영향으로 일본의 각종 부품 수출이 차질을 빚으면서 떨어졌다. 이와 함께 임시직 고용도 줄었다. 따라서 일본 생산 공정의 복구정도에 따라 미국 경제 회복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기둔화를 비롯해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국내경제에 어떤 여파가 미쳐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던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의 경기 지표마저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둔화 가능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급격한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해 외환건전성 강화 등 전방위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수출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내수 활성화 대책과 신흥시장 진출 확대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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