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비해 애니제작 지원 턱없이 ‘부족’
방송법‧애니메이션진흥법 등 개정 필요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뽀통령’ ‘뽀느님’ ‘몸값만 박지성 2배’ 등 다양한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뽀로로. 어린이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는 국내 토종 캐릭터 뽀로로를 탄생시킨 (주)아이코닉스 최종일 대표를 만났다.

어딘지 모르게 뽀로로와 닮은 최 대표의 모습에 ‘뽀로로 아빠’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는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열악한 환경을 이겨내고 제2‧3의 뽀로로가 탄생되길 바라며 오늘도 뛰고 있다.

▲ 최종일 (주)아이코닉스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 “한국 애니메이션 갈 길 멀어”
국내에서 개발된 캐릭터가 이토록 선풍적인 인기를 끈 것은 처음이다. 이런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기까지 최 대표는 실패의 고배를 마셔야만 했다.

그는 “한국 애니메이션(애니) 시장이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실패를 밑거름 삼아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뽀로로는 성공했지만,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 등으로 아직 나가야 할 길이 멀었다”며 입을 열었다.

국내는 애니가 발달한 미국‧유럽‧일본에 비해 제작비 지원이 부족하고, 심혈을 기울여 좋은 애니를 만들어도 이를 알릴 수 있는 창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외국은 애니 제작의 30~50%를 국가와 방송사에서 지원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10% 정도의 방송사 지원이 전부고 제작자가 좋은 작품을 만들어도 홍보가 안 돼 애를 먹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최 대표는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발전을 위해 국회와 방송법개정, 애니메이션진흥법 등의 개정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는 “아직 국내 시장이 열악하지만 이 안에서 한국 애니메이션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실패의 과정을 이겨내고 노하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게임, 극장판 영화 개봉 등 ‘뽀로로 미디어 시대’
뽀로로가 인형, 문구, 장난감, 액세서리 등 수많은 부가가치상품에 이어 미디어에도 진출했다. 올여름 뽀로로 게임을 만나볼 수 있으며, 현재 뽀로로 애플리케이션도 나오고 있다.

최 대표는 “1~2달 내로 창의력을 키우고 언어, 숫자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유아용 기능성 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라며 “이 게임은 단계별로 레벨을 만들어 3세부터 미취학 어린이가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게임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뽀로로 애플리케이션도 나오고 있으며, 내년엔 뽀로로 극장판을 만나볼 수 있다.

또 어린이 용품에만 사용했던 뽀로로 캐릭터를 어른 의류에도 적용해 소비층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 대표는 “뽀로로가 2003년 방송을 시작해 올해로 8살이 됐다”며 “처음에 뽀로로를 봤던 어린이들이 성장하면서 뽀로로를 좋아하는 계층이 넓어짐에 따라 상품 시장을 넓혀 나가려고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 뽀로로 아빠 최종일 대표가 달라진 뽀로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뽀로로는 시즌1, 2(오른쪽)와 달리 시즌3에서 헬멧을 교체하고 옷을 입었다. 또 없었던 손과 다리도 생겼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뽀로로의 변신은 무죄?
시즌1, 2와 시즌3에 등장한 뽀로로가 달라졌다. 이에 아이들이 ‘예전 뽀로로를 돌려달라’는 웃지 못 할 에피소드도 벌어졌었다.

최 대표는 “단순히 옷과 헬멧만 바뀐 것이 아니라 손이 생기고, 몸에서 바로 발로 이어져 있던 예전 뽀로로와 달리 다리가 생긴 것이다. 이는 뽀로로가 안고 있던 한계를 개선해 나가기 위한 작업 중 하나”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조금씩 개선해 나가 진부한 캐릭터가 아닌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또 “제작 초기 일부 작업을 북한에 하청을 줘서 진행하기도 했다”고 밝히며 “뽀로로를 통해 북한과의 문화교류가 활발해져 통일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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