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감염관리위생교육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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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키토산에 이어서 이번주 필자의 칼럼은 ‘대게’를 언급하고자 한다. 사실 키토산과 대게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대게 껍질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어렵게 추출되는 키토산이 아니라 할지라도 대게가 보건학적으로 혹은 영양학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게 먹고 체한 사람은 못 봤다’는 옛말이 회자할 정도로 소화가 잘되기로 유명한 대게는 철분·칼슘·인·라이신·아르기닌 등의 필수 아미노산과 단백질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칼로리, 콜레스테롤과 지방이 적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유명한 대게는 이른바 ‘2고(高) 3저(低)의 웰빙 다이어트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물맞이게과에 속하는 대게는 집게발 2개와 8개의 발이 달려 있다. 영어로는 Snow crab이라고 하는데, 미국 기준으로 눈이 내릴 만한 북부의 찬 바다에서 잡혔다고 해서 명명한 이름이다. 대게의 수컷 평균 갑각 크기는 18cm로 몸통 갑각이 원형이면 암컷이고, 삼각형모양이면 수컷이다. 우리나라 속초, 동해, 영덕, 울진, 강구 등을 비롯해 오호츠크해, 러시아, 베링해, 알래스카해 및 일본 서남해 등지에서 수심 200~500m 해역에 주로 서식한다. 한류성 어류로 너비 13~15cm 갑각을 가지는데, 맛과 향이 최상급으로 평가돼 대중적 인기가 높다. 대게 속살은 단백질 및 칼슘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해, 전자에서 언급한 영양학적으로 우수하다고 널리 알려져 있으나, 값이 비싸서 많은 사람들이 먹고 싶어도 쉽게 먹을 수 없는 점, 또한 일부 사람이긴 하지만, 대게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점이 단점이다. 한국에서 잡히는 여러 게의 종류 중 홍게와 더불어 대게가 가장 맛이 좋다고 알려졌고, 게살뿐만 아니라, 게 내장 또한 식용한다. 사실 신선한 대게는 먹을 때 김이나 참기름 등이 필요 없다고 하는데, 오히려 대게 특유의 맛과 향이 손상되기 때문이라 한다.

기본적으로 대게 어획 기간은 대게철이라고 해서 매년 11월에서 다음해 5월까지 전후 기간이다. 산란기에 암컷 대게는 ‘빵게’라고 불리는데, 빵게를 잡는 것은 불법으로 포획시 일정한 벌금형 부과로 엄한 규정을 뒀다. 또한 암컷 대게를 소지·유통·가공·보관·판매한 것이 적발되면 수산자원관리법에 의해 역시 일정한 벌금이나 몰수에 처해지게 된다. 한편, 비산란기 암컷 대게는 다시 바다에 놔주거나 한쪽에 빼두는데, 그 이유는 암컷은 수컷보다 일반적으로 맛과 양이 떨어진다 한다. 지금 대게를 먹는 것은 이런 저런 이유로 실제 대부분의 대게 유통은 수컷으로 봐야 할 것이다. 또한 남획 방지를 위해 9cm 미만의 대게는 체장미달로 놓아주도록 돼 있다. 체장미달 대게를 포획하거나 소지·유통·가공·보관·판매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좋은 대게의 조건은 깊은 바다에서 잡는 대게가 좋고 비싸다. 대게 가격이 비싼 이유는 깊은 바다에 있어 잡기 어렵고, 그물에 걸린 대게를 떼어낼 때는 아예 그물을 자른다. 워낙 대게의 몸값이 비싸서 그물 가격보다 대게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물어획에서 소비되는 그물의 가격 또한 무시 못 한다고 한다. 깊은 바다일수록 당연히 바다의 압력도 높아서 그 압력에 버티기 위해서는 대게 살이 꽉 찰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깊은 바다 대게일수록 수율(살이 꽉 찬 정도)이 좋다고 하는데, 대게 맛을 결정하는 수율이 높을수록 맛도 좋으므로 비싸다.

대게는 몸통, 살, 내장 등 모두 먹지만,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대게의 일부분이 대게 껍질(딱지)이다. 주요 성분은 아스타잔틴(astaxanthin)이라 하여 카로티노이드계 색소의 하나인데, 주로 게나 새우 등의 갑각류 껍질에 분포한다. 동물의 조직 내에서는 단백질과 결합돼 청록색을 띠나 가열하면 단백질이 변성돼 분리되면서 붉은색의 아스타잔틴이 유리된다. 공기 중에서 계속 가열하면 산화돼 짙은 홍색의 아스타신으로 변한다.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법으로도 생산되고 있으며, 항산화력이 비타민 E보다 100배 이상 우수해 건강식품 소재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먹다 남은 대게 껍질은 비료화, 사료화는 물론 친자연환경 비닐이나 컵 및 방수액 등으로 사용된다. 소와 대게는 공통적으로 모두 활용해 먹을 수 있지만, “소는 한 마리 모두 먹어도 흔적이 안 남지만 게는 작은 놈 한 마리만 먹어도 숨길 수가 없다”라는 옛말이 정녕 허언이 아닌 듯 싶다. COVID-19로 여러 가지 어려운 지금 대게 금어기 전에 동해에 가서 대게를 시식하는 것이 어떨지 애독자들에게 권해 본다. 대게! 정말 되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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