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안보실장 (출처: 연합뉴스)
서훈 안보실장 (출처: 연합뉴스)

미 정부, 한일과 긴밀 소통

막바지 검토 속 북미 신경전

전문가 “밑그림은 나왔을 듯”

中외교부, 정의용 방중 보도

北 둘러싼 주변국 시계 긴박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가 이번 주 열린다.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가 막바지에 와있는 만큼 북한의 ‘무력 시위’와 함께 북미 간 기싸움이 치열한 양상인데, 이번 안보회의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어떤 식으로 결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서훈, 금주 중 워싱턴 출국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주 중 한미일 안보실장회의 참석차 워싱턴D.C.로 출국한다. 서 실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과 첫 대면 협의를 갖고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동맹국 간 최종 담금질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실(NSC) 고위 당국자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해리스 행정부 대북정책 검토가 완성단계에 들어갔다”며 “동맹국과의 최종 조율차원에서 회의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이 당국자는 현 대북정책 검토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엔 답변하지 않으면서도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북한과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25일(한국시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은 즉각 이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위반 사항임을 분명히 했고, “긴장 고조시 상응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북한은 다음날인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리병철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명의의 담화를 내고 “신형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는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위권에 속하는 행동”이라고 반발하며 무기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적에 대해서도 “극도로 체질화된 대(對)조선 적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낸 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마무리 수순에 있는 미국 대북정책과 맞물려 양측 간 신경전이 오간 셈이다.

북한 신형전술유도탄 2기 시험발사…개량형 이스칸데르 추정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형전술유도탄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2021.3.26
북한 신형전술유도탄 2기 시험발사…개량형 이스칸데르 추정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이 신형전술유도탄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 열병식에서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2021.3.26

◆“北도발 문제, 대북정책 반영될 듯”

북한이 미국에 맞서 최근 도발을 ‘자위권 차원’이라며 무기 개발을 계속할 의지를 드러냈는데, 이번 동맹국 간 최종 협의 과정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대화에 입각한 대외 외교정책을 펼치겠다’면서도 ‘긴장 고조 시 상응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북한의 태도 여하에 따라 미국의 추가 제재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28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의 대북정책이 어느 정도 윤곽은 나와 있을 텐데, 이걸 가지고 동맹국 간 최종 조율을 할 것으로 봐진다”면서 “북한이 도발로 미 대북정책에 영향을 주는 등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였는데 자기들 뜻대로 갈 수 있을지 알 순 없지만, 어쨌건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박을 모두 열어 놨다. 군사 또는 비군사 옵션이든 대북정책 검토 과정에서 이 같은 내용들이 반영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한미일 안보회의가 열리는 시점에서 마침 정의용 외교부 장관의 방중 보도가 나와 이목이 쏠렸다.

외교부는 ‘아직 중국 측과 협의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지만,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6일 정례기자회견에서 “중국 외교부는 한국 외교부 장관이 편리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의 방중이 이뤄진다면 한중 간 이해관계 속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중국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을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모습인데, 북한이 호응하고 나설지는 지켜볼 일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코스타리카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코스타리카 외교장관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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