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운동 둘째날인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천지일보 2021.3.2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운동 둘째날인 26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천지일보 2021.3.26

여야, 막말 주의보 내렸지만

네거티브 수위 높아질 우려

부동층 투표 참여에 영향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4.7 재보궐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의 막말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향해 “쓰레기”라고 발언하기까지 했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전날(27일) 박영선 후보의 지원 유세 과정에서 “4월 7일 쓰레기를 잘 분리수거 하셔야 한다”라며 “내곡동 땅이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자기가 개발계획을 승인해놓고 ‘안 했다’라고 거짓말하는 후보, 쓰레기입니까? 아닙니까”라며 “쓰레기입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를 향해서는 “엘시티 특혜분양과 관련해 온통 거짓말투성이”라며 “두 후보 모두 시장실이 아닌 검찰 조사실에 먼저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또 오 후보를 전광훈 목사와 연결하며 극우 정치인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정책 선거가 아닌 네거티브 선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네거티브 공세는 집권 여당보다는 야권에서 많이 펼친다. 다만, 이번 4.7 보궐선거에서는 여당이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의 네거티브 전략에도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그리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고민인 지점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서울은 물론 부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율이 앞서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이 네거티브 전략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지층의 결집과 부동층의 투표 참여율을 떨어트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재보궐선거가 통상적으로 평일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조직이 강한 자당의 이점을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서울 중랑구 동원시장 인근에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등과 함께 집중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27일 서울 중랑구 동원시장 인근에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김태년 대표 직무대행 등과 함께 집중유세를 갖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1.3.27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차단하는 한편 정권 심판론을 부각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27일 유세에서 자신을 향한 막말에도 불구하고 화합과 통합의 정치, 공존과 상생을 강조하며 몸을 낮췄다. 20대·청년·대학생을 향한 메시지의 특수성과 함께,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만약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으로 서울시에 들어간다면 솔선수범해서 분열의 정치를 극복하겠다”며 “여야 간 화합의 정치, 통합의 정치를 실천해서 여러분께 희망을 드리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철근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임종석의 ‘박원순 소환’, 송영길의 ‘김어준 지키기’에 윤호중의 ‘쓰레기’ 발언까지 일련의 발언은 정치혐오 유발 발언”이라며 “‘정치 혐오증’을 유발해 여야가 똑같은 정치꾼이라는 프레임을 씌워서 투표장으로 오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막말과 네거티브로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굳이 막말 프레임에 엮일 필요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해 4.15 총선에서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막말 논란으로 대다수의 격전지에서 패배한 뼈아픈 기억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오 후보도 평소 유세에서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일자리 정책 파탄과 양극화 유발 등을 규탄하면서 목소리가 높아지고 종종 강한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는 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내년 대선의 전초전인 4.7 보궐선거에서 각 당이 ‘막말 주의보’를 내렸지만, 아직 체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선거가 다가올수록 막말의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27일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오세훈 캠프) ⓒ천지일보 2021.3.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이 27일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시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오세훈 캠프) ⓒ천지일보 202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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