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가 KT그룹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제공: KT) ⓒ천지일보 2021.3.26
구현모 KT 대표. (제공: KT) ⓒ천지일보

2020년 CEO경영평가 보고서 발간

구 사장 종합평가결과 D등급 받아

‘임기 첫해 D등급’ 구 사장이 최초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구현모 KT 사장의 첫 임기인 2020년 경영성과를 두고 KT새노조의 ‘KT CEO 경영평가위원회’가 평가를 시행한 결과, A~F등급 가운데 D등급이 나왔다. 위원회가 분석한 결과 KT는 통신3사(KT, SKT, LGU+) 중 유일하게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새노조는 28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구 사장의 2020년 경영평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평가를 위해 KT새노조는 내부 위원과 외부전문가 참여한 KT CEO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했다.

주요 평가 항목은 매출과 이익 등 경영실적 평가와 윤리경영, 노동인권, 지속가능경영 등 ESG 성과 평가로 구분했고, 이를 종합해 A~F등급으로 평가했다.

KT새노조는 “구 사장의 종합 경영평가 점수는 D등급이었다”며 “이는 KT새노조가 경영평가를 실시한 이후로 처음으로 CEO 취임 첫 해 D등급을 받은 경우”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 사장은 취임 이후 1년 내내 탈통신과 디지코를 표방하며 홍보와 단기적 주가 올 리기에만 열중했다”면서 “KT 출신으로서 내부의 의미 있는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와는 정 반대로 광역본부 체제를 도입한 이후 본업인 통신이 오히려 방치되고 과거퇴행적인 허수 영업이 부활하는 등 내부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또한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측면에서도 구 사장이 표방한 디지코에 걸맞은 사외이사진의 보강은 전혀 없이 구태의연하게 기존 이사를 연임시키는 등 혁신의지의 실종이란 평가가 제기됐다”며 “KT 내부적으로는 구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KT새노조는 “이번 경영평가 결과를 이사회와 주주에게 공개하겠다”며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와 주주가 내부와 외부의 균형 있는 시각으로 KT 경영 현황을 파악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매출 성장 분석 ‘통신3사 중 감소 유일’

위원회 평가 결과에 따르면,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3.9조원이다. 2019년 매출은 24.3조원으로 전년대비 1.7%감소했다. SK 등 경쟁사와 비교해보면 격차가 두드러진다. KT는 매출이 줄었는데 경쟁사는 매출이 오히려 늘었다.

SKT는 5%, LGU+는 8.4% 증가해 SK는 8840억원, LG는 무려 1조원 넘게 매출이 늘었다. 통신3사 중 KT만 홀로 매출이 감소한 것이다. 경영진은 매출감소를 단말수익 감소, 금융과 부동산 사업부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통신 3사 2020년 연결기준 매출 비교. (제공: KT새노조) ⓒ천지일보 2021.3.28
통신 3사 2020년 연결기준 매출 비교. (제공: KT새노조) ⓒ천지일보 2021.3.28

BC카드와 에스테이트의 매출을 보면 전년대비 2710억원 감소했다. 그런데 지난해 KT 매출감소액은 총 4253억원으로, 코로나 영향을 받은 두 계열사를 제외하고도 전체적으로 KT그룹 성과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경쟁사는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는 측면에서 보면, 결국 구 사장의 경영능력 부족이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위원회의 분석 결과다.

KT새노조는 “IR자료를 보면 2021년 KT 매출목표는 25조이다. 2020년 목표도 역시 25조원이었다”면서 “올해 역시 매출 목표 달성을 못하고 KT만 홀로 매출 정체가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영업이익 성장 측면 ‘경쟁사 대비 부진’

KT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18조원으로, 전년대비 2.1% 증가했다. 통신 3사를 놓고 보면 영업이익 성장율에서 10배 이상 큰 격차를 보인다. KT가 전년대비 2.1% 성장했는데, SKT는 21.8%, LGU+는 29.1%가 늘어났다.

통신 3사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비교. (제공: KT새노조) ⓒ천지일보 2021.3.28
통신 3사 2020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비교. (제공: KT새노조) ⓒ천지일보 2021.3.28

◆주요 서비스 가입자 성장 측면 ‘무선 가입자 감소’

KT의 주 수입원인 통신 시장을 보면, 경쟁사에 지속적으로 시장을 뺏기는 추세이다. 무선 가입자 측면에서 구 사장 이후 KT는 나홀로 부진을 보여주고 있다. 경쟁사는 가입자가 늘었는데 반해 KT만 오히려 감소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무선 점유율은 SKT 41.5%, KT 24.7%, LG 20.9% 순인데, 2019년 12월 말은 이 점유율 순서가 SKT 41.8%, KT 26.3%, LG 20.6% 순이었다. KT새노조는 “1위 사업자와 격차가 더 커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 추세로 가면 무선 3위 사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KT 직원 사이에서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초고속인터넷(유선)은 작년 12월말 대비 KT만 점유율이 줄었다. 2020년 12월말 기준 KT 41.1%, SKT 29.0%, LG 20.3%인데 2019년 12월말 기준 KT 41.2%, SKT 25.1%, LG 19.7%이다.

특히 SKT(SKB+SKT재판매)의 추격이 위협적인 상황이다. SKT의 무선을 중심으로한 결합상품 시장장악력에 대항할 역량 집중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유무선 가입자 점유율 결과를 종합해보면 구현모 사장이 AI·DX, 탈통신을 홍보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기존 통신 사업에서 점유율 하락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위원회는 분석했다.

◆“윤리경영·통신공공성 측면도 부족함 드러나”

이외에도 위원회는 ▲광역본부체제 이후 각종 허수경영 부활(윤리경영 측면) ▲각종 허수 경영으로 인한 고객 피해(통신공공성 측면) ▲낙후된 보상체계로 인재유출 리스크(내부혁신 측면) ▲재택근무 미시행으로 코로나 리스크 유발( 일하는 방식 측면) ▲노조의 허수경영 제보에도 불통(노동인권 측면) 등을 지적사항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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